[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크리스토퍼 밀러 미국 국방장관 대행은 17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 주둔한 병력을 철수시켜 주둔 규모를 감축한다고 발표했다. CNN 방송 등은 전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1월 20일까지인 자신의 임기 이전에 아프간과 이라크에서의 미군 철수 명령을 내릴 예정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밀러 장관 대행은 이날 국방부에서 기자 회견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에 의거해 내년 1월 15일까지 아프간과 이라크에 주둔 중인 미군 일부를 철수시킨다고 밝혔다. 그는 아프간과 이라크에 각각 5천명과 3천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으며 이번 조치로 주둔 규모는 두 지역 모두 2천5백명으로 줄어든다고 덧붙였다.
밀러 장관 대행은 "우리는 이 순간에도 희생한 애국자와 동지들에 빚을 지고 있다"면서 "아프간과 이라크에서 목숨을 잃은 6천9백여명의 전사자와 5만2천여명의 부상자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을 전격 해임하고 '충성파'인 밀러를 장관 대행에 임명했다. 밀러 대행은 이후 군 수뇌부에 보낸 지휘서신을 통해 "미국민은 영원한 전쟁을 수행하는 국민이 아니다. 모든 전쟁을 멈춰야 한다"면서 "이제 집으로 돌아올 때"라고 밝히며 미군 철수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크리스토퍼 밀러 미 국방장관 대행. [사진=로이터 뉴스핌] |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대선 당시부터 '아프가니스탄 전쟁 종식과 해외 주둔 미군 철수'를 자신의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한편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의 성급한 아프가니스탄 철군이 비싼 대가를 치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우리는 지난 20년 동안 아프간에 주둔해왔고, 나토 동맹 회원국은 누구도 불필요하게 더 이상 주둔을 원치않는다"면서 "그러나 이와 동시에, 너무 빠르거나 협의가 안된 상태에서의 (아프간) 철수는 매우 비싼 대가를 치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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