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당신은 대통령이잖아요. 당신은 아무거나 리트윗할 수 있는 누군가의 미친 삼촌이 아니라고요."
지난 15일(현지시간) 진행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타운홀 행사를 진행한 NBC의 유명 앵커 서배너 거스리는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사이다' 발언과 송곳 질문을 쏟아냈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오사마 빈 라덴의 사망을 거짓으로 꾸몄다는 내용의 트윗을 리트윗한 트럼프 대통령을 지적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거스리는 "왜 당신의 팔로워들에게 그런 거짓 트윗을 하냐"고 물었고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그것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고 했다.
거스리가 "당신은 그것을 리트윗했다"고 꼬집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것은 리트윗이었고 누군가의 의견이었고 그것은 리트윗일 뿐이었다"면서 "내가 그것을 올리면 사람들은 스스로 결정할 수 있고 나는 어떤 입장도 아니다"고 응답했다.
이에 대해 거스리는 "나는 이해가 안 된다. 당신은 대통령이지 아무거나 리트윗 할 수 있는 누군가의 미친 삼촌이 아니다"고 했다.
NBC뉴스의 유명 진행자 서배나 거트리가 지난 1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타운홀 행사를 진행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가짜뉴스가 담긴 트윗뿐만 아니라 거스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증 검사와 마스크 착용, 큐어넌(QAnon)과 관련해서도 대통령을 강하게 밀어붙였다. 이미 여러 차례 큐어넌 계정이 올린 트윗을 리트윗한 트럼프 대통령이 큐어넌에 대해 모른다고 답하자 거스리는 "당신은 안다"(You do know)고 압박했다.
전날 거스리의 진행은 미국 소셜미디어에서 널리 회자하며 호평을 받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의 애런 블레이크 기자는 "서배너 거스리는 마스터 클래스를 보여주고 있다"면서 "준비된 팩트체크와 함께 지루한 방해 연설을 허락하지 않으면서 날카로운 질문으로 규칙적으로 끼어들어 오해를 바로잡고 사안에 집중하게 했다"고 평가했다.
친(親)트럼프 인사들은 거트리의 진행을 비판했다. 폭스뉴스의 토크쇼 진행자 션 해너티는 거스리가 바이든 전 부통령의 대리인 역할을 했다고 꼬집었다.
해너티는 "NBC 가짜뉴스는 트럼프 대통령을 공격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면서 "그는 서배너 거트리와 토론을 했고 우리가 목격한 것은 저널리즘이 아니며 조 바이든의 대리인 역할을 하는 '투데이' 쇼의 아침 진행자와의 정치 토론이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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