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단체도 "유흥주점 장려하나" 비판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4차 추경에 유흥주점까지 200만원씩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한 것은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권인숙 의원은 22일 개인 SNS에 '코로나 공포 뚫고 석 달간 600만명 룸살롱서 놀았다'라는 언론 보도를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서울 송파구의 유흥시설 밀집지역. 2020.08.19 pangbin@newspim.com |
권 의원은 "석 달 간 600만명이 다녀가 활황이었던 대도시 룸살롱은 지원대상에서 빠져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룸살롱 접대문화가 만연한 상황에서 성평등한 조직문화를 기대할 수는 없고, 새로운 현실적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여성단체들의 모임인 한국여성단체연합도 성명을 내고 "국회는 부정부패한 접대와 성차별·성 착취의 온상인 유흥주점 지원 결정을 당장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국회가 부정부패의 패거리문화의 온상인 유흥주점을 장려하겠다는 말인가?"라며 "지금까지 유흥업소에서 일어난 성착취 피해를 방치한 것에 대해 책임져도 모자랄 판에 국민의 세금으로 이들을 돕겠다는 말이냐"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여야 원내대표는 "정부 방역방침에 적극 협조했다"며 유흥업소를 소상공인으로 지목해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합의한 바 있다.
다음은 권 의원이 이날 개인 블로그에 올린 글 전문이다.
<600만 룸살롱 접대, 조직문화 개선 어림없다>
"코로나 공포 뚫고 석 달간 600만명 룸살롱서 놀았다"(조선일보, 2020.9.18.)라는 최근 기사는 충격적이다. 룸살롱 고객을 숫자로 대하기는 처음이다.
그동안 룸살롱은 접대비로만 그 규모를 가늠할 수 있었다. 2016년 기사를 보면 2015년 기준 국내 기업이 접대비 명목으로 유흥업소에서 법인 카드로 지출한 금액이인 1조1418억원으로 집계되었다. 이중 룸살롱이 6772억(59%)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였다.
김영란법 시행으로 접대비 지출 규모가 많이 떨어졌다는 기사 등이 있었고, 관련 문화도 많이 변했으려니 낙관적으로 기대했었다. 그런데 갑자기 "3개월에 6백만"이라는 숫자가 다가왔다. 유흥업소 종사자 고용이 금지된(사실상 도우미 형태로 많이 고용하고 있지만) 단란주점을 빼더라도 492만8750명이 유흥주점을 이용했다.
유흥주점 주요 이용자를 30세 이상 70세 이하 남자들로 어림잡아 단순 계산해보면(복수 인원이 포함되어 있고, 일부 여성도 있겠지만) 그 숫자가 1천3백만 정도 되는데, 3개월 동안 대충 40% 이상이 유흥주점에 갔다는 것이다. 어마어마한 숫자이다.
여기서 몇 가지 분석할 거리가 등장한다. 3개월, 6백만명의 손님에 3만8000개의 유흥 단란주점을 대입하면 엄청난 규모의 젊은 여성이 유흥업소 등에서 일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유흥업소 여성과 함께하는 음주문화는 기업접대문화, 직장문화, 남성 놀이문화에서 여전히 중요한 축으로 존재한다.
2018년 미투 이후 여성 직원을 성적으로 희롱과 추행하는 문화와 관련해서 회식문화에 주로 주목했었다. 룸살롱 문화는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아왔다. 3개월간 600만명이 룸살롱을 이용했다는 이 기사는 그 중요 관심의 축이 바뀌는 계기가 될 것 같다.
공공조직 및 민간기업의 조직문화 진단뿐만 아니라 성폭력 예방교육, 성인지 교육 등이 많이 강조되고 있는 현 시점에 룸살롱 3개월, 6백만명의 수치는 조직문화가 바뀌어야 한다는 명제를 무색하게 한다. 룸살롱 접대문화가 만연한 상황에서 성평등한 조직문화를 기대할 수는 없고, 새로운 현실적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게다가 4차 추경에 유흥주점까지 200만원씩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한 것은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적어도 위에서 언급한 석 달 간 600만명이 다녀가 활황이었던 대도시 룸살롱은 지원대상에서 빠져야 하는 것이 아닌가.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