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민 반발에도 '주칸고지' 폭파 감행 후 '역화'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 세계적인 호주 광산업체 리오 틴토(Rio Tinto)의 최고경영자(CEO) 장-세바스찬 자크(Jean-Sébastien Jacques)를 비롯한 임원 2명이 사표를 냈다. 이들은 역사가 깊은 원주민 동굴을 폭파한 것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11일 영국 더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리오 틴토는 이날 오전 "자크 CEO가 이사회와 '상호 동의' 하에 회사를 떠난다"고 발표했다. 크리스 솔스버리(Chris Salisbury) 철광석 개발 부문 사장과 기업홍보부 시몬 니븐(Simone Niven)도 동반 사임한다.
리오 틴토는 지난 5월, 호주 서부 필버라 소재의 주칸 고지(Juukan Gorge) 동굴을 폭파했다. 동굴의 나이는 무려 4만6000년으로, 푸투 쿤티 쿠라마와 피니쿠라 등 호주 원주민들이 전통적으로 신성시 여겨온 곳이다. 동굴에는 철광석이 무수히 묻혀져 있었고, 회사는 원주민과 지역사회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채광을 위한 폭파를 감행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투자자들도 회사의 결정을 비판했고, 이는 폭파에 책임이 있는 세 사람의 단기 보너스 삭감 조치로 이어졌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는 불충분하다는 지적이 잇달았고, 결국 세 사람은 회사를 떠나기로 한 것이다.
한편, 리오 틴토는 비록 세 사람은 단기 보너스를 못 받게 됐지만 장기 보너스를 지급 받을 자격은 유지된다고 덧붙였다.
철광석 산지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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