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증 성공한 제주항공도 위험…기안기금 지원여부 '혼란'
제주항공·진에어·티웨이 산은에 자료 제출…지원 시점은 깜깜
[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 자금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저비용항공사(LCC)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유상증자 등 자체적인 자금조달에 힘을 쏟고 있지만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어 정부 지원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상반기 진에어는 1379억원의 마이너스 현금흐름을 기록했다. 기업 활동을 통한 현금의 유입, 유출을 통틀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이다.
저비용항공사들 [사진=뉴스핌DB] |
같은 기간 티웨이항공은 -543억원의 현금흐름이 발생했다. 제주항공과 에어부산은 유동자산 대비 유동부채가 각각 2778억원, 1714억원 많았다.
화물운송으로 이익을 달성한 대형 항공사(FSC)들과 달리 LCC들은 국제선 마비로 비용 대비 매출이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 매달 100억원 이상 발생하는 고정비 등을 메우기 위해 일부 LCC들은 자구 노력의 일환으로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이미 유상증자로 1500억원의 자금을 확보했고, 진에어 역시 1092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하고 있다. 반면 티웨이항공은 모회사인 티웨이홀딩스가 자금 마련에 실패하자 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철회한 바 있다. 자체 자금조달에서 항공사마다 명암이 엇갈리는 셈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장기화 국면에서 유상증자 역시 유동성 위험을 일시적으로 해소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유상증자에 성공한 제주항공의 경우 일단 내년 초까지 자금 융통에 한시름 놓을 수 있게 됐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내년 이후에도 국제선 전면 재개를 장담할 수 없는 만큼 유동성 문제는 계속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산업은행 역시 LCC들의 어려움을 감안해 이달 초 지원 방침을 언급한 바 있다. 우선 내년 초까지 LCC들이 필요한 자금 수요에 대해 회계법인 실사를 마친 뒤 추가 자금 지원을 검토 중이라는 게 산업은행의 설명이다.
문제는 산은의 지원 시점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최근 산은은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을 대상으로 자료 제출을 요구했지만 이후 항공사들은 산은의 지원 규모와 시점 등에 대해 답을 받지 못하고 있다.
유상증자에 실패한 티웨이항공은 물론 대부분의 LCC들은 신속한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제주항공의 경우 금융당국이 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 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산은이 이를 반박하면서 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모든 항공사들의 현금이 바닥나고 있고, 회사마다 2~3개월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이라며 "항공산업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는 만큼 정부가 최대한 지원해주길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unsa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