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존 볼턴 전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아사히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자기 자신만 생각하는 사람이라며, 재선에 성공하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아사히신문은 2일 지난달 30일 화상회의 방식으로 진행한 볼턴 전 보좌관과의 인터뷰를 게재했다.
볼턴은 인터뷰에서 자신의 회고록 '그것이 일어난 방'에 담긴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에 주일미군 주둔 경비 부담액을 현재의 4배 수준인 80억달러로 대폭 증액할 것을 요구했다'는 내용에 대해 "동맹 관계에 금전적 거래를 끼워 넣는 트럼프 대통령의 수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외교 정책은 동맹국과의 신뢰 관계에 바탕을 둬야 하는 것이지 돈 계산의 문제는 아니다"라고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다.
볼턴은 80억달러라는 요구 금액에 대해 "여러 요소에 근거해 국방부가 산출한 금액"이라며 "이전에는 포함하지 않았던 많은 요소를 경비로 간주해 산출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구체적인 내역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그는 "정치나 가치관에 근거한 관계가 아니라 금전 관계에 기초한 거래로서 동맹을 바라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수법이 구체화된 요구였다"며 "지금까지 미국의 동맹관계 방식에 근본적인 변질이 생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80억달러는 (어디까지나) 호가다. 그보다 낮아질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에 신중하게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동맹 관계가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이 대폭적인 증액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주일미군 축소나 철수를 단행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냥 넘겨버릴 이야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재선에 성공할 경우 일본을 포함한 동맹이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서 탈퇴할 가능성은 정말로 있다"고 밝혔다.
그는 "어떠한 정치 지도자도 정치적 고려를 하면서 안보와 내정에 관한 판단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른 점은 자신의 재선이 모든 것에 우선한다는 점"이라며 "전략적 신조나 정책적 관점 같은 것 없이 오직 자기 자신만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볼턴은 "이러한 차이가 내가 대선에서 트럼프에게 투표하지 않는 이유의 하나"라며 "그가 재선에 성공했을 경우 무슨 일이 일어날지 걱정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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