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협에 대한 선입견 없애고 싶다"
우선 과제로 회원 가입자 확대 꼽아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경찰청 내 초대 직장협의회(직협) 위원장을 맡은 이소진(41·여) 경위는 직협이 경찰청을 정화시키는 역할을 하도록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21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 직협은 지난 18일 출범했다. 경찰 조직 내 첫 직협이다. 경찰청 내 소통기구인 '현장활력회의' 대표로 지난 2년 동안 활동했던 이소진 경위는 동료 경찰관들의 지지를 얻어 초대 경찰청 직협 위원장으로 추대됐다.
이 위원장은 "직협이 싸우는 곳이 아니고 스스로 정화시키게 만드는 기구라는 문화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무엇보다도 "(직협에 대한) 선입견을 본청 직협이 선제적으로 없애고 싶다"는 것이 이 위원장의 바람이다. 경찰청이 경찰 조직 내 최고기관이기에 지방경찰청과 일선 경찰서에 끼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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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경찰청 내 직장협의회 위원장을 맡은 이소진(41·여) 경위 [사진=이소진 경위] 2020.06.19 ace@newspim.com |
직협은 쉽게 말해서 노사협의회다. 직협은 소속 직원 근무 환경 개선과 업무 능률 향상, 고충 처리 방안 등을 기관장과 협의할 수 있다. 1998년 만들어진 공무원직장협의회법에 따라 6급 이하 공무원은 직협을 만들 수 있었지만 경찰 공무원은 예외였다. 국민 생명과 재산 등 치안을 담당하는 경찰이 이해관계를 따지면 안 된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경찰 조직도 민주적으로 변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면서 문재인 대통령도 경찰 공무원 복지 향상을 위해 직협 도입을 제시했다. 이후 지난해 12월 관련 법이 개정됐고, 이에 따라 지난 11일부터 경찰도 직협을 설립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경찰 직협은 전국 단위 직원 단체가 아니라 관서별로 운영된다. 경찰청과 각 지방경찰청, 일선 경찰서 등 전국에서 꾸려진다는 얘기다.
이 위원장은 기관장인 경찰청장과 처음으로 논의할 안건이 전국에 있는 모든 경찰관의 애로와 관련된 내용일 것이라고 암시했다. 다만 이 위원장은 현장의 목소리를 수렴한 후 경찰청장을 오는 하반기에 만날 예정이다. 7월 말 임기가 끝나는 민갑룡 청장 대신 후임 청장을 만날 가능성이 높다.
이 위원장은 "본청 직협이 상징적이고, 안건도 본청만 생각할 수 없다"며 "이런 점을 생각해서 신중하게 준비하겠다"고 했다. 이어 "'본청 직협은 자기들만의 안건을 논의하지 않는구나'라는 생각이 들도록 모범적으로 이끌겠다"고 덧붙였다.
경찰청 직협의 1호 안건은 무엇일까? 이 위원장은 우선 다양한 의견을 들어보고 결정하겠다고 했다. 그는 "1호 안건 준비를 위해서 앞으로 다양한 의견을 충분히 듣겠다"며 "1년에 의무적으로 기관장을 2번 만나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향후 과제로 관서별 직협 출범과 함께 가입 대상자 확대를 꼽았다. 경찰청이 마련한 지침에 따르면 직협 가입 대상자는 경감 이하 경찰관이다. 다만 경감 이하 계급이라도 지휘 감독관으로 분류된 인원과 인사·예산 담당자, 기밀 업무 수행자 등은 제외된다. 이 기준을 적용하면 전체 경찰관의 약 85%가 직협에 가입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지방청 경찰관들은 가입 기준 문턱이 높다고 입을 모은다. 일선 경찰서와 달리 지방청은 경감 이하 경찰관이 많지 않아서 가입 대상자 자체가 적다는 것이다.
이 위원장은 "가입 기준이 있어야 하지만 관서마다 여건이 다르기 때문에 꼭 맞출 수 없다"며 "관서에서 기관장들과 충분히 대화하고 설득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직협 회원 확대도 우선 과제로 손꼽았다. 전날 경찰청 직협이 출범했지만 현재까지 가입자는 기대만큼 많지 않은 상황이다. 그는 "본청 직협이 첫 출범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면서도 "앞으로 가입자를 늘려야 한다"고 역설했다.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