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용석 기자 = 한국 바둑의 역사를 써 온 조훈현 9단과 한국 여자 바둑의 새 역사를 쓰고 있는 최정 9단이 맞대결을 펼친다.
정계에서 반상으로 돌아온 조훈현 9단의 복귀전이자 세대를 초월한 세기의 신구 대결이 될 이번 특별 대국 '화려한 귀환, 돌아온 황제 조훈현'은 13일 오후2시 바둑TV에서 생중계된다.
돌아온 바둑 황제조훈현. [사진= 한국기원] |
최정 9단. [사진= 한국기원] |
한국 바둑 역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기며 '바둑황제'로 불리는 조훈현 9단이 정치계에서의 행마를 마치고 4년 만에 반상의 전투를 다시 시작한다.
9살의 나이로 입단해 국내 통산 최다 타이틀(160회) 및 세계 통산 최다승(1949승) 기록을 보유한 조훈현 9단은 국내 기전을 전부 석권하는 전관왕을 3차례(80년 9관왕, 82년 10관왕, 86년 11관왕) 달성하고, 후지쓰배, 응씨배, 동양증권배 우승으로 세계대회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바 있는 한국 바둑의 전설적인 존재다.
특히 조훈현 9단은 1989년 우승상금만 40만 달러의 세계대회인 초대 응씨배에 한국 기사로는 유일하게 출전해 한국 바둑 역사상 최초로 세계무대를 제패하며 바둑 변방국이던 한국을 세계 정상에 올려놓았다. 반상의 황제로 바둑 인생을 걷던 조훈현 9단은 2016년 잠시 승부를 떠나 정계에 입문, 한국 바둑 발전의 기반 마련을 위한 '바둑 진흥법'을 제정하고 2020년 5월 정치 대국의 막을 내렸다.
4년 만에 정계에서 반상으로 복귀한 한국 바둑 역사의 산증인이자 역사 그 자체인 조훈현 9단. 과연 시간을 초월한 묵직한 존재감과 실력으로 화려한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정 9단은 여자기사 최연소(21세 3개월) 및 최단 기간(입단 이후 7년 8개월) 입신에 등극했다. 국내 여자기사 중 최다 타이틀(17회)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최정 9단은 한국 여자 바둑의 독보적인 존재다.
특히 지난해 궁륭산병성배·오청원배·천태산배·황룡사배 등 메이저 세계 여자 바둑 대회를 석권하고, 국내대회인 하림배 프로여자국수전·한국제지 여자기성전에서도 우승하는 등 명실공히 여자 바둑의 절대 강자임을 입증했다.
'최정 천하'로 현재 여자 바둑계를 정의할 만큼 국내 및 세계 여자 바둑계를 휩쓸며 여자 바둑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최정 9단. 그리고 한국 바둑 역사를 수놓으며 전설의 기사로 불리는 조훈현 9단. 세대를 초월한 정면 승부이자 선후배 사이의 아름다운 경쟁이 될 두 사람의 한판 승부에 바둑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바둑황제' 조훈현 9단과 '바둑여제' 최정 9단의 현재까지 상대전적은 1승 1패다. 2012년에는 당시 15세였던 최정 9단이 제6기 지지옥션배 신사 대 숙녀 연승대항전에서 조훈현 9단을 꺾고 팀 우승을 견인했으며, 1년 뒤 2013년에는 조훈현 9단이 같은 대회에서 최정 9단에게 반집승을 거두며 개인 통산 1900승을 달성하기도 했다.
이번 대결은 7년만의 만남이다. 대국은 제한시간 각자 1시간에 초읽기 40초 3회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에대해 한국기원 바둑TV 임진영 본부장은 "한 시대를 풍미한 레전드 기사와 현재 대세 행보를 걷고 있는 두 기사의 만남 자체만으로도 폭발적인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시대를 대표하는 두 기사의 승부는 모든 세대의 바둑팬들을 하나로 만드는 특별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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