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한국여자바둑리그 2라운드 3경기
[서울=뉴스핌] 김용석 기자 = 신생팀 보령 머드가 디펜딩 챔피언 부안 곰소소금을 꺾고 서울 부광약품에 이어 승차 없는 2위에 올라섰다.
보령 머드는 30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2020한국여자바둑리그 2라운드 3경기에서 부안 곰소소금을 2대1로 꺾었다.
최정(오른쪽) vs 오유진. [사진= 한국기원] |
제2국은 에이스 맞대결. 여자바둑 랭킹1위 최정(보령 머드 1주전)과 랭킹2위 오유진(부안 곰소소금 1주전)의 대국. 랭킹 1, 2위지만 상대전적에서 20승 2패, 크게 열세를 보인 오유진이 최정을 상대로 어떤 전략과 전술을 보여줄지가 관건이었다.
제3국은 여자바둑리그에서 가장 안정적인 2주전으로 꼽히는 부안 곰소소금의 허서현과 보령 머드의 샛별 김경은의 대결. 지난해라면 말할 필요도 없이 허서현의 손을 들어주겠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불과 1년 사이에 부쩍 성장한 김경은이 1라운드에서 인천 EDGC의 '하드펀처' 박태희의 대마를 잡으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기 때문이다. 김경은이 여세를 몰아 대기의 가능성을 입증할지, 대 김경은전 3승 무패로 앞선 허서현이 그 기세를 잠재울 수 있을지 주목됐던 승부다.
바둑TV 해설진(진행-류승희, 해설-최명훈)이 꼽은 하이라이트는 에이스 맞대결로 성사된 제2국 최정과 오유진의 맞대결이다.
국내를 벗어나 세계의 원톱으로 우뚝 선 최정은 역시 강했다. 초반 포석단계에서는 오유진이 나쁘지 않았는데 하변 2선 젖힘과 우하 쪽 두점머리 코붙임의 응수타진 한방으로 순식간에 주도권을 움켜쥐었다. 병력이 우세한 우상 쪽에서 펼쳐진 육박전에서 우위를 점했고 상변 백이 탈출하는 과정에서 필승지세를 구축했다. 오유진은 좌변 흑 대마 공략으로 승부수를 띄웠지만 워낙 탄력이 풍부한 형태라 잡힐 돌이 아니었다. 최정이 여유 있게 흑 대마를 수습하자 싹싹하게 돌을 거두었다. 최정은 2018년 10월 11일 이후 여자 프로들에게 단 한 판도 내주지 않고 49연승을 질주하는 대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보령 머드 선승.
밤8시에 시작된 제3국이 뒤를 이었다. 1라운드에서 관록을 자랑하는 베테랑의 대마를 잡고 팀 승리에 기여했던 보령 머드의 김경은이 중반 초입까지 부안 곰소소금의 허서현을 리드해 문도원 감독을 흐뭇하게 했는데 유리하게 이끌 수 있었던 중앙전에서 무리수를 연발하면서 역전당했다. 이후 중앙 백 대마의 타개과정에서도 허서현의 실수를 틈타 필승의 기회를 잡았으나 또 다시 초강수를 거듭하다 자멸했다. 팀의 확실한 주축이 되기 위해서는 에이스 최정에게 완급조절을 전수받아야 할 듯. 우변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범하고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 패색이 짙었던 바둑을 뒤집은 허서현은 1라운드에 이어 연승을 기록했다. 부안 곰소소금이 반격에 성공하면서 1승 1패, 승부는 제1국(장고대국)으로 넘겨졌다.
제1국은 천적 이유진(부안 곰소소금)에게 단 한 판도 이기지 못하고 철저하게 눌려왔던 강다정(보령 머드)이 지긋지긋했던 7연패의 사슬을 끊으면서 팀의 승리도 결정했다. 강다정은 엎치락뒤치락하던 중반 좌상전투에서 흑 대마를 잡아 일찌감치 승세를 구축했지만 보령 머드의 문도원 감독은 '7연패의 징크스가 워낙 커 마지막 끝내기까지 마음 졸이면서 지켜봤다'고. 승리한 보령 머드는 서울 부광약품과 함께 2승을 기록했으나 개인승수에서 1승 뒤져 승차 없는 2위에 올랐고 패한 부안 곰소소금은 초반 연패의 충격 속에 하위권으로 밀려났다. 에이스 오유진이 1라운드에서 김채영(서울 부광약품 1주전)에게 반집패하고 2라운드에서 상대전적 2승 20패의 '넘사벽' 최정(보령 머드 1주전)과 맞붙은 게 부안 곰소소금의 불운.
31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2라운드 4경기는 나란히 1패씩을 안은 포항 포스코케미칼과 삼척 해상케이블카가 맞붙는다. 대진은 김다영 vs 이민진, 권주리 vs 김은지, 박지은 vs 유주현이다.
fineview@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