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최근과 같은 저인플레이션 상황일수록 기업들이 가격조정을 미루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가격조정시엔 큰 폭으로 조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27일 한국은행은 '조사통계월보'를 발표해 인플레이션 수준에 따른 개별기업의 가격조정행태를 분석했다. 보고서는 "인플레이션 수준이 낮을수록 기업들의 가격조정빈도를 낮추는 반면 가격조정폭은 높이는 경향을 보였다"고 밝혔다.
[자료=한국은행] |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4년부터 2019년 9월까지 주간 가격자료를 이용해 기업의 상품가격 조정빈도와 조정폭 추이를 분석한 결과, 2015년 이후 가격조정빈도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들어서는 감소폭이 더 확대됐다.
가격조정이 있는 경우엔 기업들이 최근 과거보다 큰 폭으로 가격을 조정하는 경향이 발견됐다. 보고서는 "2017년 이후 상품가격 상승률은 조정폭보다 조정빈도와 밀접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상품각격 상승률을 조정빈도와 조정폭의 기여도로 분해한 결과 2014~2016년엔 조정폭 기여도가 높은 반면, 2017년 이후부터는 조정빈도의 기여도가 더 높아진다.
향후 경기가 좋을수록 돈의 수요가 늘어 인플레이션이 발생한다는 기본 원칙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보고서는 "분석 결과, 저인플레이션 상황일수록 기업이 비용상승 등 가격인상 요인을 가격에 곧바로 반영하지 않고 미루다가 가격조정시에 큰 폭으로 조정하는 경향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처럼 물가상황이 기업의 가격조정행태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은 경기상황 변화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줄어드는 등 경기와 물가간 관계의 변화가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을 미시적으로 뒷받침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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