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 하락·실업으로 내수 증대 어려움, 수출 의존도 난제"
[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글로벌 이코노미스트들이 이제 코로나19(COVID-19) 통제 단계에 접어든 한국이 급격한 경제성장 악화 없이 어떠한 전략으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서 탈출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들은 한국이 코로나19의 2차 확산을 방지하면서도 경제 활동을 성공적으로 재개해 아직까지 봉쇄령을 풀지 못하는 동남아시아 등 다른 국가에 모범적 선례를 남길 것이라 기대하면서도,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구조적 특성상 외부 요인에 따라 경제 회복이 매우 힘든 과제가 될 것이라 우려했다.
[서울=뉴스핌]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2020.04.09 hyung13@newspim.com |
미국 경제전문 매체 CNBC는 23일(현지시간) 지난 2월 말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 집단 감염을 시작으로 확진자가 급증한 것부터 4월 중순 일일 확진자가 100명 아래로 떨어진 것까지 보도하면서, 한국은 경제 활동을 전면 중단하지 않고도 적극적 검사와 엄격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 팬데믹을 이겨냈다고 소개했다.
프랑스 투자은행 나티시스의 선임 이코노미스트인 트링 응우옌은 "확진자 추적과 격리를 위한 시스템이 이미 갖춰져 있는 한국의 출구전략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23일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가 전분기 대비 -1.4%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4분기 이후 최저 수준이다. 민간소비가 6.4% 줄며 1998년 1분기 이후 최대폭 감소했고, 수출도 2% 감소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한국의 GDP 성장률 하락폭이 중국(전분기비 -9.8%)에 비해서는 양호하지만, 경제가 제 궤도를 회복하려면 아직 험난한 여정이 남아 있다고 내다봤다.
1분기에 소폭 감소하는 데 그쳤던 수출은 4월 1~20일 전년 동기 대비 27% 가까이 급감해 2분기 큰 폭 악화될 것을 예고하고 있다. 게다가 유럽과 미국 등 주요 무역 파트너들이 여전히 봉쇄 상태라 수출은 앞으로 계속 감소할 전망이다.
이코노미스트들은 글로벌 경제활동 중단으로 한국의 2분기 수출이 심각한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트링 응우옌 이코노미스트는 "해외 수요 급감이 2분기에 부메랑처럼 돌아와 한국 경제를 끌어내릴 것"이라며 "이 때문에 추가 경기부양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ANZ 애널리스트들 또한 한국의 올해 하반기 경제 회복은 코로나19의 글로벌 상황과 주요 무역 파트너들의 경제활동 재개 이후 회복세에 달려있다고 예상했다.
씨티은행 이코노미스트들은 2분기 정부지출이 크게 늘어나고 민간소비도 소폭 개선될 것이라 전망했다. 다만 내수 회복은 거시경제적 요인과 고용에 따라 좌우되기 때문에 풀기 힘든 과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링 응우옌 이코노미스트 또한 "확진자 수가 줄어도 민간소비의 정상화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없어져야 가능하다"며 "앞으로 상황이 나아지리라는 믿음이 없는 한 소비자들은 지갑을 열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의 로이드 찬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와 기업 신뢰도가 악화된 것도 문제지만 실업률 상승 또한 내수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트링 응우옌 이코노미스트는 한국 경제가 2, 3분기까지 위축세를 보이다가 4분기에 회복해, 올해 0.5%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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