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젠이텍스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 5종 발굴"
일양약품 "백혈병 치료제 '슈펙트', 코로나19 치료효과 발견"
부광약품 "항바이러스제 '레보비르', 코로나19 치료 가능성 있어"
[서울=뉴스핌] 박다영 기자 = 테라젠이텍스, 일양약품, 부광약품 등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잇따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로 쓸 수 있는 다른 질환 치료제와 후보물질을 발견했다. 이 같은 사실은 주식시장에 즉각 반영돼 주가 급등으로 이어졌지만 세 회사는 아직 임상시험 신청도 하지 않은 상태다.
17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테라젠이텍스는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 5종을 발굴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주가는 5530원에서 29.95%가 상승한 7160원이 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테라젠이텍스는 인공지능(AI) 플랫폼 기술과 유전체 분석 기술을 활용해 코로나19 단백질 2종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품목허가 승인약물 1880개를 선별연구한 결과 치료제 후보물질 5종을 발굴했다. 현재 코로나19의 단백질 12종을 발견한 상태라 후보물질을 추가 발굴할 계획이다.
유의할 점은 이 물질이 코로나19 치료제로 상용화되려면 먼저 전문 연구 기관과 약물 효력 시험에서 효력을 인정 받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이후에 효력을 인정받으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상승인계획(IND)을 제출한다. 계획을 승인받은 후에는 동물실험(전임상시험)과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거쳐야 한다. 이 과정을 거쳐야만 상용화될 수 있다.
앞서 일양약품과 부광약품은 기존에 출시한 다른 질환 치료제에서 코로나19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히면서 관심을 받았다.
일양약품은 지난 13일 판매중인 백혈병 치료제 '슈펙트'가 현재 처방되고 있는 코로나19 치료제보다 치료 효과가 좋다고 발표했다.
일양약품이 고려대학교 연구팀과 질병관리본부에서 받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슈펙트를 주사해 진행한 시험관 실험 결과 48시간이 지나자 70% 가량의 코로나19 바이러스 수가 감소했다.
일양약품 관계자는 "현재 코로나19 치료제로 쓰이는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치료제 칼레트라, (일본에서 코로나19 치료제로 사용하고 있는) 아비간에 비해 우월한 효능을 확인했다"라고 설명했다.
부광약품은 지난 10일 자사 항바이러스제 '레보비르'(성분명 클레부딘)가 코로나19 치료제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부광약품은 우리나라 코로나19 환자 검체에서 분리된 바이러스에 레보비르와 코로나19 치료제로 쓰이는 HIV 치료제 '칼레트라'를 주사해 비교했다. 그 결과 레보비르는 칼레트라와 비슷한 수준으로 바이러스 감염을 억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부광약품 관계자는 "이 결과를 기반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추후 신청할 임상시험 등에 대해 논의중이다"라고 설명했다.
일양약품과 부광약품은 연구 개발 소식을 알리자마자 주가가 각각 29.82%, 29.90% 급등하며 상한가를 기록했다.
두 회사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세포를 대상으로 한 실험만 완료한 상태다. 역시 임상승인계획(IND)을 제출을 비롯해 동물실험(전임상시험), 임상시험 등을 거쳐야 한다.
임상 1상에서는 안전성을 확인하고 2상에서는 적정 용량을 살피고, 3상에서는 치료제의 효능과 효과를 주로 판단한다. 이를 거치는 임상시험은 5~10년까지 걸린다. 일양약품과 부광약품은 이미 시판된 의약품이 안전성을 입증했기 때문에 1상에 걸리는 기간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 주장했다.
기존 치료제로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경우 독성여부를 판단하는 임상 1상은 건너뛸 수 있다.
정부 당국은 임상 1상에 걸리는 기간을 줄일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세포 실험의 내용은 필요한 조건이 갖춰진 실험실 내 실험이기 때문에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과는 다를 수 있으며 이를 신중히 살펴야 한다고 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밝힌 회사가 많은데, 이미 시판된 치료제에 대해서는 독성을 판단하는 1상은 거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임상시험 기간이 얼마나 걸리고, 얼마나 단축할 수 있을지 정해진 것은 없기 때문에 정확한 것을 알 수는 없다"면서 "1상에서는 독성으로 안전성을 판단하는데 실험실은 조건이 갖춰져 있기 때문에 독성이 나타나지 않지만 사람은 각자 다양하기 때문에 독성이 나올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임상 3상까지 통과했다고 해서 허가를 다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라며 "통계적으로 확실해야만 허가를 해주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도 유의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코미팜이 신약물질 파나픽스(Panaphix)의 적용 범위를 코로나로 확대하기 위해 식약처에 긴급임상시험 계획을 신청했다고 공시했지만, 식약처가 "치료제와 관련해 식약처에는 긴급임상시험이라는 용어가 없다"라고 답해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allzer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