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봉쇄로 국제기구 활동도 제약…WHO 직원도 못 들어오고 있어"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없다는 북한의 발표에 의구심을 제기했다.
13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비르 만달 FAO 평양사무소 부대표는 전날 진행된 VO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 유무와 북한 당국과 유엔 기구들 간 방역 사업 협력 등에 대한 질문을 받고 "북한 당국은 FAO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없다고 밝혔지만, 우리는 그 같은 주장에 의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송인범 북한 보건성 국장은 2일 조선중앙tv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우리나라에서 신형코로나비루스(바이러스) 감염증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안심하지 말고 모두 공민적 자각을 안고 신형코로나비루스 감염증을 막기 위한 사업에 한사람 같이 떨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송 국장의 인터뷰는 북한이 처음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자국 내 발병 여부를 공식 확인한 것이다.[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20.02.02 noh@newspim.com |
다만 VOA에 따르면 만달 부대표는 의혹을 뒷받침할 만한 구체적인 사례나 정황은 제시하지 않았다. 지난 7일, 중국을 다녀온 평양 거주 여성 1명이 북한 보건 당국의 검사 결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로 판정 받았고, 모든 접촉자가 격리됐다는 일부 언론보도를 인용한 것이 전부다.
만달 부대표는 그러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예방을 위해 북한 당국이 외국인들에 대해 취한 조치로 유엔 등 국제기구의 활동에 영향이 있다고 언급했다. 국제기구의 활동 제약으로 북한 내 정확한 코로나 상황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만달 부대표는 "FAO 평양사무소에는 지난 3일부터 조치가 적용됐다"며 "북한 당국의 추후 안내가 있을 때까지 이동에 제한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이 북한과 중국, 러시아를 잇는 모든 항공기와 열차 운행을 중단했고, 외국인을 대상으로 평양과 단둥, 신의주 육로 연결만 열어뒀는데, 이같은 국경봉쇄 조치도 북한 내 유엔 기구 직원들의 활동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부연했다.
만달 부대표에 따르면 북한 당국의 국경봉쇄 조치로 인해 스리랑카 출신의 세계보건기구(WHO) 평양지부 소속 직원 한 명이 최근 북한에 들어오지 못하고 있다. 지난 1월 17일 중국을 거쳐 태국을 방문한 뒤 현재 방콕지부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다.
만달 부대표는 아울러 북한 보건 당국이 북한 내 전 지역을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예방에 나섰다는 사실도 전했다.
그는 "평안북도와 강원도에 바이러스 감염 경로와 증상, 예방 조치, 감염 의심자에 대한 격리 지침 등을 안내하는 대형 전광판이 설치됐고, 확성기를 단 트럭이 마을을 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강도와 함경북도에서는 외국인과 접촉하거나 외국을 방문한 모든 사람의 등록을 의무화하고, 이들에 대한 의료 검진과 관찰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또 "특히 중앙긴급방역본부가 공중보건 강좌를 운영하고 있고, 황해북도 인민병원 등 공공의료기관에 대한 병원 내 폐기물 소각과 의료기구 소독 지침을 강화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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