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내수 하강 심해지면 여신 건전성 저하 압박
증권·카드·보험, 단기적 영향 미미
[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금융권 신용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나이스신용평가는 10일 보고서를 통해 "국내 금융업은 내수경기 하강 시에 2차적으로 영향을 받는 구조를 갖고 있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이 단기 현상에 그친다면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사태가 장기화된다면 내수경기 하강이 심화되면서 각 금융회사 역시 시차를 두고 실적 저하가 가시화되며 신용도에 대한 하방압력이 높아지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요 시중은행 사옥 [사진=각 사] |
◆ 주식·환율, 여전히 불안...사태 장기화시 은행 자본건전성 저하 우려
나신평은 은행에 대해 "견고한 자산건전성과 자본적정성을 고려할 때 단기적으로 영향이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순이자마진(NIM)이 하락한 반면 대손 비용률은 상승해 은행의 수익성은 다소 떨어졌지만 자산건전성과 자본적정성은 안정적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이 장기화될 경우 내수경기 하강 심화 영향으로 경기민감도가 높은 차주 여신의 건전성 저하 압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며 "자영업자 여신의 부실이 확대되면 은행의 수익성과 자산건전성, 자본적정성이 모두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 증권·카드·보험, 단기적으론 영향 미미...국내외 파장 지속시 수익성 위협
나신평은 증권사에 대해 "수탁 수수료가 국내 증권사 수익에 미치는 영향이 낮아짐에 따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해 수익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봤다. 메르스 확산 당시에도 오프라인 매장 이용액은 줄었지만 비대면 채널을 통한 소비가 늘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파생결합증권 발행 및 운용이익이 증권사 이익창출 기여도가 높아진 가운데 중국의 지속적 지수 하락이 파생결합증권 발행 감소와 헤지 부담 증가로 이어지면 증권사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신용카드사에 대해서도 단기적으로 카드 사용액이 감소할 수 있지만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민감업종 뿐 아니라 민간 소비 및 내수경기가 동반 침체할 수 있다"며 "이와 관련해 신용카드사의 수익성 및 자산건전성 변동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나신평은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의 경우 2003년 사스, 2015년 메르스 창궐 당시 질병 확산으로 인해 수입 보험료나 지급보험금이 크게 변동하지 않았다"고 전제한 후 "그러나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해외운용자산을 확대해온 보험사의 자산운용 실적 안정성을 위협할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나신평은 "할부리스와 부동산식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해 1차적 실적 저하가 예상되는 항공 운송, 호텔/면세, 여행 등 업종에 대한 직간접 익스포져가 미미해 단기적 영향도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만일 사태 장기화로 자본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유동성위험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나신평은 "향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 지속 여부와 함께 이로 인한 내수 경기 및 금융회사의 실적 변화추이를 면밀히 모니터링할 예정"이라며 "모니터링 결과 유의미한 변화가 발견되면 신용등급 또는 등급전망에 이를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ovus2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