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미국 국방부는 4일(현지시간) 이른바 '저출력' 소형 핵탄두를 탑재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실전 배치했다고 밝혔다.
미국 국방부의 존 루드 정책담당 차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해군이 W76-2 핵탄두를 장착한 SLBM을 실전 배치했다며 이는 적성국에 대한 미국의 억지력을 강화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과 CNN방송이 보도했다.
W76-2 핵탄두는 폭발력을 줄인, 즉 저출력 소형 핵탄두(이하 소형 핵)다. 통상 소형 핵탄두의 위력은 20kt(킬로톤·1kt은 TNT 1000t의 폭발력) 미만이지만, 1945년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과 거의 규모가 같다.
미국이 소형 핵을 탑재한 SLBM을 실전 배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까지 소형 핵 배치는 공군에만 해당됐으나 해군까지 확장함으로써 유사시 대응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소형 핵을 탑재한 SLBM은 적국의 미사일 요격 시스템을 돌파하기가 쉬운 것으로 알려진다.
국방부가 해군의 소형 핵 배치 목적을 러시아, 중국을 비롯한 적성국에 대한 억지력이라고 했으나 이번을 계기로 전 세계 군비 경쟁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내년 2월 종료되는 미국과 러시아의 핵무기 감축 협정인 '신전략무기감축협정'(뉴스타트) 연장 여부를 둘러싸고 양측의 협상에서 뚜렷한 진전 신호가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협정이 만료되면 양측은 핵 탄두나, 그 운반수단인 미사일 등을 제한 없이 장착·배치할 수 있다.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이 14일(현지시간) 워싱턴 국방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01.15 [사진= 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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