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상금, 시가에 훨씬 못 미쳐"…올 7~8월경 수용재결 결과 나와
수용재결시 협의양도인 택지 못 받아…수용재결 인원 10% 미만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경기도 '과천주암 기업형임대주택 공급촉진지구(과천 주암지구)' 사업이 오는 2월 수용재결 절차에 들어간다. 이에 토지보상금 액수에 불만인 토지 소유자들은 본격적으로 재산권 행사에 나설 전망이다.
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주암지구 과천사업단은 이달 말까지 토지 소유자들과 보상 관련 협의를 진행한 후 기한 내 협의가 안 된 소유자들을 모아서 다음달 수용재결을 신청한다.
보상금 총액은 8000억원 수준. '준강남' 지역인 과천에서 대규모 토지보상금이 풀리는 것은 지난 2015년 이후 약 4년여 만이다.과천 주암지구는 과천시 주암동·과천동 일원의 92만9080㎡ 부지에 개발제한구역(71만2300㎡)을 해제하고 기업형 임대주택 5701가구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사업기간은 지난 2016년 6월~오는 2027년 12월까지며 사업비는 1조7888억원이다.
정부가 이러한 공익사업을 진행할 경우 개인의 토지가 필요해서 소유주와 협의로 토지 매매계약을 체결하는 경우가 있다. 이를 '수용'이라고 한다. 수용이란 공익을 위해 국가의 명령으로 특정물의 권리나 소유권을 강제 징수해서 제3자의 소유로 옮기는 처분을 말한다.
LH는 작년 11월 25일 과천 주암지구 토지주들에게 보상금을 개별 통보하고 같은 달 27일부터 계약에 들어갔다. LH에 따르면 협의율(전체 소유자 중 협의한 소유자 비중)은 작년 말 기준 15% 정도다.
토지보상액은 감정평가업자가 표준지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해당 공시 기준일로부터 가격시점까지의 지가변동률, 토지 이용계획, 위치·형상·이용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평가한 금액을 산술평균해서 결정한다.
과천 주암지구는 사업인정 시점이 지난 2016년이기 때문에 토지보상금 지급을 위한 감정평가를 할 때 지난 2016년 표준지가를 적용한다. 소유자들로서는 그간 오른 땅값에 비해 토지보상금이 너무 적다는 입장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과천시 주암동·과천동의 작년 1~11월 누적 지가상승률은 6.87%로 과천시 10개 동 중 3위를 차지했다. 과천시 평균(5.61%), 경기도 평균(3.91%), 전국 평균(3.56%)도 큰 폭 웃도는 수준이다.
LH와 협의하고 보상금을 받은 소유자는 "보상액이 공시지가의 1.2~1.3배에 불과해 시가(시장가격)보다 훨씬 적다"며 "3.3㎡(평)당 공시지가가 800만원인 땅이면 시가가 2000만원이 넘는데도 보상가는 1300만~1400만원 수준"이라고 토로했다.
이처럼 소유자가 보상금 액수에 이의가 있어서 협의가 성립되지 않을 경우 정부는 토지수용위원회(중앙토지수용위원회 또는 지방토지수용위원회)에 재결을 신청한다. 이를 수용재결이라 한다. 수용재결을 신청하면 해당 토지에 대한 재평가를 해 손실보상액이 다시 산출된다.
[자료=한국토지보상지원센터] |
이달 말까지 LH와 협의하지 못한 소유자들은 LH 주암지구 과천사업단을 통해 수용재결을 신청하게 된다. 수용재결을 할 경우 보상금이 오르는 상한선은 10% 수준. 수용재결 결과에 불복한 소유자는 이의재결,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다.
LH 주암지구 과천사업단 관계자는 "수용재결 절차가 5~6개월 걸리기 때문에 다음달 신청하면 오는 7~8월경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그 사이 땅값이 오른다는 점을 감안하면 재평가된 금액은 기존 보상금보다 다소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수용재결을 신청한 소유자는 협의양도인 택지(협택)를 받을 수 없다. 협의양도인 택지란 지구지정 공람공고일 이전부터 사업지구 내 토지를 소유한 원주민이 사업지구 내 토지, 지장물, 영업권을 비롯한 모든 사항을 LH와 협의할 경우 구매할 권리를 얻는 토지를 말한다.
협의양도인 택지 공급가능량(전체 단독주택용지 필지수에서 이주자택지 공급을 뺀 필지수)보다 공급신청량이 많으면 추첨을 진행한다. 당첨된 소유자는 추후 사업지구 내 단독주택 용지를 감정가격(수도권 지역)에 구매할 수 있다. 과천 주암지구의 협의양도인 택지 공급시기는 2~3년 후로 전망된다. 수도권 이외 지역일 때는 조성원가의 110%에 구매할 수 있다.
일부 소유자들은 수용재결을 해도 보상금이 기대만큼 안 오를 수도 있기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협의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LH 관계자는 "협의양도인 택지에 대한 경쟁률이 5대 1에서 6대 1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며 "협의양도인 택지를 받기 위해 수용재결을 포기하고 협의에 나서는 소유자도 있다"고 말했다.
한 소유자는 "주암지구 토지주 600명 중 수용재결 신청자는 60명 미만"이라며 "수용재결에 나선 인원이 전체의 10%가 안 된다"고 말했다.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