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상승 압력 완화 조짐
아마존에 밀린 '연매출 1위'…유통 경쟁 구도 변화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미국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NASDAQ:WMT)가 연말 쇼핑 시즌 효과에 힘입어 시장 기대를 웃도는 분기 실적을 내놨다. 다만 연간 실적 전망은 월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주가는 개장 전 거래에서 약세를 보였다.
월마트는 19일(현지시간) 발표한 회계연도 4분기 실적에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6% 증가한 1906억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1904억3000만 달러)를 웃도는 수치다. 조정 주당순이익(EPS)도 74센트로 예상치(73센트)를 소폭 상회했다.
하지만 회사가 제시한 올해 연간 가이던스는 시장 기대를 밑돌았다. 월마트는 순매출 증가율을 3.5~4.5%로 전망했고, 조정 EPS는 2.75~2.85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LSEG가 집계한 월가 예상치(2.96달러)보다 낮은 수준이다.

◆ "빠른 배송 효과"…고소득층 고객 유입 확대
존 데이비드 레이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매장 기반의 빠른 배송 서비스가 더 많은 고객을 끌어들이고 있다"며 특히 고소득층 소비자 유입이 눈에 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규모와 배송 속도가 결합되면서 시장점유율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4분기 패션 부문은 한 자릿수 중반 성장률을 기록했는데, 증가분 대부분이 연소득 10만 달러 이상 가구에서 나왔다고 밝혔다.
◆ 물가 상승 압력 완화 조짐
또 이날 레이니 CFO는 인플레이션과 관세 영향에 따른 가격 상승 압력이 점차 완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월마트 기준 4분기 식료품 물가 상승률은 1%를 약간 웃도는 수준이었고, 일반 상품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그는 "가격 환경이 보다 정상화되고 있다"며 "소매 업계는 관세 영향의 상당 부분을 이미 흡수한 상태"라고 말했다.
다만 월마트의 가격 흐름이 미국 경제 전체를 대변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월마트는 규모의 경제를 바탕으로 경쟁업체보다 가격 인하 여력이 큰 구조이기 때문이다.
◆ AI·디지털 전환 가속…전자상거래 27% 성장
이번 실적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디지털 사업의 성장이다. 미국 내 전자상거래 매출은 전년 대비 27% 증가해 15분기 연속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갔다. 글로벌 기준 전자상거래 성장률도 24%에 달했다.
미국 사업에서 전자상거래 비중은 전체 매출의 23%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매장 기반 배송은 약 50% 증가했고, 광고 사업인 '월마트 커넥트' 매출도 약 41% 늘었다.
같은 기간 미국 사업 동일점포 매출은 4.6%, 샘스클럽은 4% 증가하며 소비 둔화 우려 속에서도 견조한 흐름을 나타냈다.
◆ 아마존에 밀린 '연매출 1위'…유통 경쟁 구도 변화
이번 실적은 유통업계 판도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기도 했다. 아마존은 최근 회계연도 매출 7169억 달러를 기록하며 월마트(7132억 달러)를 처음으로 넘어섰다.
다만 아마존은 클라우드 등 기술 서비스 매출 비중이 높아 단순 비교는 어렵다. 그럼에도 월마트가 광고와 서드파티 마켓플레이스 같은 신규 사업을 확대하며 오프라인 중심 구조에서 탈피하고 있다는 점은 양사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실적은 2월 1일 취임한 존 퍼너 신임 최고경영자(CEO) 체제에서 처음 발표된 성적표다. 월마트는 동시에 300억 달러 규모의 신규 자사주 매입 계획도 공개했다. 이는 2022년 승인된 200억 달러 프로그램을 대체하는 것이다.
월마트 주가는 전날 종가 기준 지난 1년간 약 22%, 올해 들어 약 14% 상승하며 S&P500 지수 상승률을 웃돌았다. 하지만 실적 발표 직후에는 가이던스 실망감이 반영되며 개장 전 거래에서 약 3% 하락했다.
koinwo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