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지난해 수주 목표 달성에 실패한 국내 조선 3사가 새해 경영 목표 수립에 한창 부심하고 있다.
올해 실적 만회를 위한 카드는 액화천연가스(LNG)선 등 친환경 선박 수주에 달려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 강화로 이들 선박의 발주 증가가 예상돼서다. 특히 10조원이 넘는 카타르, 사우디 등 중동발 대형 LNG선 발주 프로젝트에 기대를 걸고 있다.
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은 올해 그룹 매출 목표를 46조6000억원로 세웠다. 수주 목표는 지난해와 같은 159억달러 규모다.

권오갑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그룹 전체 매출 46조 6600억원의 경영계획을 수립했다"며 "경영상황은 쉽지 않겠지만, 각 사업별로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고 경쟁력 제고의 기틀을 마련해 가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도 올해 주요 매출와 수주 목표를 세우는데 고심하고 있다. 지난 연말 미·중 무역분쟁 완화 움직임에 따라 그동안 주저하던 선주들이 하나 둘 발주에 나서고 있는 점은 그나마 업계로선 긍정적 요인이 되고 있다.
지난해 조선 '빅 3'는 모두 수주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미중 무역분쟁 확대 등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에 선박 발주가 전년 보다 40% 정도 줄었다. 3사 모두 지난해 목표 수주량을 채우지는 못했지만, 특히 현대중공업에 세밑 수주가 몰리며 목표 수주량을 70% 이상은 달성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해 누적 135척, 120억달러를 수주하며 연간 연간 수주목표량인 159억달러의 76%를 기록했다. 컨테이너선 22척, 유조선 65척, 벌크선 4척, LNG선 23척, LPG선 17척, 기타 3척, 특수선 1척 등이다.
대우조선해양은 LNG운반선 10척, 초대형원유운반선 10척, 초대형컨테이너선 11척, 초대형LPG운반선 2척, 잠수함 5척(창정비 1척 포함), 해양플랜트 1기 등 총 33척을 수주했다. 작년 목표(83억7000만 달러)의 약 82% 수준이다.
삼성중공업은 작년 총 71억달러를 수주하며 목표치(78억달러) 대비 91%를 달성했다.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13척, 컨테이너선 6척, 원유운반선 16척, 석유화학제품운반선 2척, 특수선 1척,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 1기 등 총 39척이다.
올해는 IMO의 강화된 황산화물 규제가 시행되면서 국내 조선사들이 실적 반등의 기회를 노릴 수 있게 됐다. 선사들이 황산화물 규제를 맞추려면 선박 연료를 저유황 연료로 사용하거나 탈황장치(스크러버)를 장착하거나, LNG 등 친환경 연료 선박을 운용해야 한다.
당장 카타르 국영 석유회사 카타르페트롤리엄(QP)은 올해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30~40척 발주를 준비하고 있다. 40척 발주 규모만 80억달러(9조5000억원)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향후 옵션 물량과 노후 선박 교체 물량까지 포함하면 최대 100척에 달하는 발주 '잭팟'이 터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작년엔 미중 무역분쟁 등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에 선주들이 눈치를 보거나 발주를 주저하는 흐름이 이어졌다"며 "올해 역시 전망이 불투명하긴 하지만 친환경선이나 카타르 LNG 프로젝트 등 작년보다 기대할 만한 요인이 많다"고 말했다.
tac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