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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반환점] 전문가 8인에게 물어보니..."한반도 평화 국면이 최대 업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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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 남북·북미대화, 한반도 평화 국면이 최대 업적"
양기호 "외교정책 방향은 옳았지만…대북 '몰입' 옥의 티"
박원곤 "당당한 협력적 4강외교 아쉬움…사드 위협 여전"

[편집자] 문재인 정부가 11월 9일로 임기 5년의 반환점에 섭니다. "잘못된 관행과의 과감한 결별"이란 취임사로 시작한 '문재인의 2년 6개월'은 소득주도성장과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두 축으로 야심차게 출발했지만 경제와 남북문제 모두 답답한 흐름인 것도 현실입니다. 종종 피로감도 엿보입니다. 과연 후반 레이스는 어떨지 종합뉴스통신 뉴스핌이 문재인 정부의 나머지 절반을 짚어봅니다.

[서울=뉴스핌] 허고운 노민호 하수영 기자 = 9일로 임기 반환점을 도는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에 대해 대북 전문가들은 "남북, 북미 대화를 통한 한반도 평화 국면 조성이 최대의 업적"이라고 평가했다. 북한 비핵화에 올인하며 상대적으로 주변국 외교에는 소홀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뉴스핌이 국내 8인의 전문가들에게 2017년 5월 출범 이후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 성적표를 물은 결과 10점 만점에 평균 6점이라는 대답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취임 초기와 비교하면 2년 반이 지난 현재 미국, 중국, 일본 등과의 외교 숙제가 많아 높은 점수를 주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왼쪽부터) 문재인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그래픽=뉴스핌 DB]

양기호 성공회대 교수는 "정부의 외교정책 방향 자체는 옳았다"며 남북, 북미 관계 개선을 성과로 꼽았다. 양 교수는 다만 "너무 대북 관계에 몰입된 게 아닌가 하는 비판이 있다"며 주변국과의 관계 개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한일 관계는 최악이고 한중 관계는 한발도 나아가지 못했다"며 "한러 관계는 러시아가 한국 영공을 침범하는 상황까지 왔고 한미 관계에도 적지 않은 폭탄이 있다"고 우려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우리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이 한미 관계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언급하며 "한일 관계도 강제징용 문제를 초기에 대응하지 못해 결국 악화됐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월 G20 정상 환영 및 기념촬영 식순 중에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전문가들은 문재인 정부가 북미 비핵화 협상에서 더 큰 진전을 이뤄내야 하는 숙제를 갖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우리가 치열하게 고민하고 북한과 미국 모두 수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임재천 고려대 교수는 "북미 대화 동력이 약화되고 있어 이를 살리는 데 역점을 둬야 한다"며 "대화가 안 되면 내년에는 강 대 강 국면으로 전환될 수 있기에 동맹국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외교안보 정책의 업그레이드·변화를 위해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지금은 투수 교체 없이 계속 직구만 던지는 상황"이라며 "투수를 교체하고 변화구도 섞어 던지지 않는다면 패전 처리 기회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뉴스핌]문재인 대통령과 도날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6월 30일 판문점 남측 지역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페이스북]

다음은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가나다 순)


▲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

정부 출범 초기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로 인해 북미 관계가 강경 일변도로 진행되는 구조를 대화로 전환시킨 외교력을 높게 평가한다. 한미 FTA 개정이나 일본에 대한 선제적 대응, 위기관리 능력은 외교관 출신 외교안보라인이 주류를 이룬 현재 멤버들의 장점도 돋보였다.

올해 5월 이후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에도 평화와 대화 기조만 강조하는 점은 아쉽다. 잘해왔지만 정책 변화를 꾀할 시점에 투수 교체 없이 계속 직구만 던지는 상황이다. 이제는 투수를 교체하고 변화구도 섞어 던지며, 당근 이외에 채찍도 있다는 사실을 일깨울 타이밍이다. 정책 변화 없이는 패전 처리의 기회조차 없을 것이다.

▲ 박원곤 한동대 교수

원래 정부의 핵심 공약이 당당한 협력적 4강외교인데 당당함도 지키지 못하고 협력도 잘 되지 않고 현 시점에선 사실상 실패한 당당한 협력적 외교라고 볼 수 있다. 한일 관계는 최악이고 한중 관계는 한발도 나아가지 못하면서 여전히 사드에 대한 위협이 있다.

한러 관계는 러시아가 한국 영공을 침범하는 상황까지 왔고, 한미 관계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가 잘되는 것 같지만 사실은 그안에 적지 않은 폭탄들이 있다. 미국의 전통적인 외교안보라인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으로 인해 신뢰가 떨어진 상황이다.

▲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지만 북한의 비핵화 의지 결여로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북한은 중국과의 관계를 복원하고 외교적 고립에서 탈피하며 제재 효과를 반감시켰다. 그 과정을 잘못 관리한 데는 결국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오판이 있었다.

북한 문제를 외교정책의 중심에 놓다보니 전통적인 한미 동맹이나 주변국 관계가 안정적으로 유지되지 못했다. 미국과는 제재 완화를 놓고 지난해 갈등을 빚었고 지금은 지소미아 문제가 있다. 한일 관계는 강제징용 문제를 초기에 대응했어야 했는데 방치하다가 결국 악화됐다. 중국도 계속해서 우리를 압박하고 있어 상당히 어려운 외교적 환경이다.

▲ 신율 명지대 교수

북한 문제는 사실 우리를 제외시키는 상황에서 이야기할 게 없다. 미국과의 관계도 우리를 친중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중국은 사드와 언제 배치될지 모르는 미사일 때문에 우리를 도외시한다. 일본과의 관계도 어그러졌고 전반적으로 좋은 부분이 별로 없다.

▲ 양기호 성공회대 교수

방향 자체는 옳았다. 남북 관계와 북미 관계를 개선했다. 북미 정상회담도 연결했다. 문제는 중국과 일본 등 전체적인 동북아 정세를 조망하며 남북관계를 풀어가진 못했다. 너무 대북 관계에 몰입된 게 아닌가 하는 비판이 있다. 주변국과의 관계를 업그레이드하지 못했다.

한일 관계는 강제징용 문제의 해법을 도출하고 지소미아 재연장을 해야 한다. 일본도 수출규제를 철회하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우니 한국이 일정한 양보를 하지 않는 한 어렵다고 본다.

▲ 우수근 한양대 특임교수

북한과의 관계를 잘 풀었다. 비록 지금은 경색 국면이지만 북한의 도발을 줄여서 안정 측면에서 잘 했다. 다만 미국에만 너무 지나치게 공을 들이는 것 같다. 미국과의 협상을 강화하기 위해서도 중국이나 러시아 카드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 참모진들이 다양한 정보와 보고를 올려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 같아서 아쉽다.

▲ 임재천 고려대 교수

2018년에 한반도 물리적 충돌 국면을 평화적으로 바꿨고 미국과 북한의 대화를 이어준 부분은 긍정적이다. 부정적인 면은 비핵화를 서두르며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고 지소미아를 파기하겠다고 한 점이다.

북미 대화 동력이 약화되고 있어 이를 살리는데 역점을 둬야 한다. 대화가 안 되면 내년에는 강 대 강 국면으로 전환될 수 있다. 동맹, 우호국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는 것도 중요하다. 미국·일본과 관계를 강화하며 강 대 강 국면을 준비해야 한다.

▲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

오로지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에만 집중하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대화와 협상의 테이블로 이끌어냈다는 점을 높게 평가한다. 대화를 통해 남북한의 군사적 긴장완화를 합의한 점도 긍정적이다.

비핵화와 관련해 미국과 충분히 전략적으로 협의하지 못했고 북한에게 미국과는 다른 메시지를 보내 불신을 받은 것 같다. 우리가 치열하게 고민하고 북한과 미국 모두 수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 정부가 우리 사회 전문가들의 집단 지성을 효과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heog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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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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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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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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