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영국 하원이 6일(현지시간) 해산했다. 오는 12월 12일 조기 총선을 한 달여 앞둔 선거전이 본격적으로 막을 올린 셈이다.
이번 총선의 가장 큰 쟁점은 보리스 존슨 총리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구상이다. 존슨 총리가 이끄는 집권 보수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해 그의 구상대로 브렉시트가 추진될 수 있을지 관심이다.
◆ 입후보 14일 마감...존슨 브렉시트 구상 '심판대'
로이터통신과 아이리시타임스에 따르면 전체 하원 의석 650석을 뽑는 이번 선거는 단순 소선구제로 진행된다. 각 선거구 650곳에서 최다 득표자가 당선된다. 입후보 접수는 오는 14일 마감돼 당일 중으로 선거구별 후보자가 발표된다.
영국 하원 해산 전 의석 분포도 [자료= 아이리시타임스] |
이번 총선은 존슨 총리의 제안에 따른 것이다. 존슨 총리는 지난달 중순 유럽연합(EU)과 새로운 브렉시트 협상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하원이 협상안을 토대로 한 관련 법안의 '신속 처리'를 거부하면서 10월 말 브렉시트를 실현하려는 존슨 총리의 계획이 물거품됐다.
존슨 총리는 브렉시트가 최장 내년 1월 말로 연기되자 조기총선 개최 제안을 담은 '특례법안'을 제출했다. 이에 '노 딜'(합의없는) 브렉시트 위험이 사라졌다고 판단한 제 1야당 노동당 등 야권이 찬성표를 던져 총선이 결정됐다.
존슨 총리의 브렉시트 합의안이 내달 12일 '국민의 심판대'에 올라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보수당의 의회 해산 전 의석은 298석으로 과반을 밑돈다.
◆ 보수당, 320석 이상 확보 관건...과반 장담 못해
하원의 전체 의석수는 650석으로 절대 과반은 326석이다. 하지만 해산 전 실질 과반은 320석이었다. 표결권이 없는 하원의장과 3명의 부의장, 중앙의회 참여를 거부하는 북아일랜드 신페인당 의원 7명, 공석 1석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이번 총선에서 실질 과반은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으나 일단 보수당이 안정적으로 326석 이상을 확보하기만 하면 존슨 총리에게 EU 탈퇴 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 내년 1월 말 안에 브렉시트를 단행할 수 있는 동력이 마련된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하원 로비에 들어서면서 카메라 기자를 향해 옅은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보수당을 제외한 주요 정당의 해산 전 의석수는 △노동당 244석 △스코틀랜드국민당(SNP) 35석 △자유민주당 19석 △북아일랜드 민주연합당(DUP) 10석 등이다.
노동당 등 야당은 이번을 계기로 정권 교체를 이뤄내겠다는 입장이다. 노동당은 EU와 재협상에 나서 관세동맹에 잔류하는 브렉시트를 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브렉시트 자체에 반대하는 자유민주당은 2차 국민투표를 개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보수당의 우세가 관측되지만 과반 확보는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여론조사업체 유고브의 지난 1~4일 조사에서 보수당의 지지율은 38%로, 2위 노동당(25%)을 13%포인트 앞서고 있다. 3위는 자유민주당(16%)이다.
어느 정당도 과반을 확보하지 못하는 '헝(Hung)의회'가 출현하면 존슨 총리의 협상안은 공중에 뜰 가능성이 크다. 브렉시트 교착상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25일(현지시간) 런던 국회의사당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 의회는 영국 대법원이 존슨 총리의 '의회 정회' 조치를 위법으로 판단하자 다시 소집된 자리다. 2019.09.25.[사진= 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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