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지원TF 부사장 "잘못한 부분 책임지겠다"
서울중앙지법, 12월 9일 1심 선고 예정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 분식회계 의혹 관련 증거 인멸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 김모 삼성전자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 부사장이 "제 잘못에 대해 모두 책임지겠다"며 하급자들에 대한 선처를 호소했다. 검찰은 김 부사장에게 징역 3년6개월을 구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소병석 부장판사)는 4일 증거인멸 교사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 부사장에 대한 결심 공판을 진행했다.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김학선 기자 yooksa@ |
앞서 김 부사장은 부친상을 당해 구속집행정지 상태로 지난달 28일 열린 결심 공판에 불출석했고 재판부는 이날 김 부사장에 대한 결심 공판을 별도로 열었다.
김 부사장은 최후변론에서 "(삼성전자) 부품사업 책임자로서 제가 잘못한 일을 모두 책임지겠다"며 "저와 근무한 부하직원이나 바이오 임직원들은 제가 시키는대로 한 것이니 그분들은 선처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다만 증거인멸 지시에 대해 "삼성에 입사해 30년간 한 길을 걸어왔고 모든 일은 회사를 걱정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사실 제가 한 일이 이렇게까지 큰 일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고, 회계 불법이나 부정을 덮기 위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변호인도 "피고인은 대규모 증거은닉에 대해 깊이 통감하고 책임을 느끼고 있다"며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서도 진심으로 뉘우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인멸한 자료가 회계처리 기준에 대한 중요 문건이 아니며 삭제된 자료가 복원됐다는 점 등을 유리한 양형으로 참작해달라"며 "본 재판의 대상이 되는 타인의 형사사건, 즉 분식회계 사건에 대해서 최소한 기소된 후 선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김 부사장에 대해 징역 3년 6월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장기간 삼성바이오로직스·에피스 직원 등 피지휘자들에 대해 증거인멸 자료정리 상황을 관리하고 지시했다"며 "증거인멸 행위를 지시·감독한 자라는 점에서 책임이 무겁고 중한 형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또 삼바 분식회계 사건에 대해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며 12월 중에는 사건을 처리할 예정이다"라며 곧 기소할 방침을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김 부사장 등 삼성 임직원들은 지난해 금융감독원의 검찰 고발이 분식회계 수사로 이어질 것에 대비, 영구삭제 프로그램 등을 이용해 회사 공용서버와 직원 PC·휴대폰 자료 등을 삭제하는 등 대규모 증거인멸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김 부사장이 소속된 사업지원 TF가 과거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의 후신이라고 판단, 이들이 삼성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면서 조직적으로 증거인멸을 지시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앞서 김 부사장과 함께 재판에 넘겨진 이모 삼성전자 재경담당 부사장에 대해 징역 4년, 박모 삼성전자 인사담당 부사장에 대해 징역 3년 6월을 구형했다. 또 양 상무 및 백모·서모 삼성전자 상무에 대해 각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아울러 이모 팀장에게는 징역 2년, 안모 보안담당 직원에게는 징역 1년을 각 구형했다.
재판부는 검찰의 삼바 분식회계 사건 진행상황 등을 고려해 이들에 대한 선고기일을 12월 9일 열기로 했다.
shl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