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액상형 전자담배 중증폐질환 의심 사례 등장해
8일 질병관리본부에 보고... 연관성 파악 위한 조사 실시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중증폐질환 증상으로 내원한 환자가 액상 전자담배를 흡입한 사실을 확인한 의료인이 당국에 의심사례로 신고해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액상형 전자담배로 인한 중증폐질환 의심사례가 보고된 것으로, 정부는 즉각 역학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최근 액상형 전자담배로 인한 중증폐질환으로 의심되는 사례가 보고됐다"고 14일 밝혔다.
지난달 보건복지부가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 자제를 권고하면서 의료계에 의심사례 발견 시 신고해줄 것을 요청했고, 이번에 액상 전자담배로 인한 중증폐질환 의심사례를 신고 받은 것이다.
환자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퇴원한 상태이며, 질병관리본부는 이번 사례가 액상 전자담배와 관련이 있는지 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미국 뉴욕의 한 상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전자담배. [사진=로이터 뉴스핌] |
◆ 국내 첫 환자 보고... 어떻게 찾았나
이번 환자 보고는 지난달 정부가 일선 의료인들에게 액상 전자담배로 인한 중증폐질환 의심 사례 시 정부에 보고하도록 한 데 따른 것이다.
복지부는 지난달 △폐질환 의심 소견이 있는 사람 중에 액상형 전자담배를 피우는 사람 △영상의학적으로 폐질환 의심소견이 있지만 감염병이 아닌 경우 등에 대해 보고를 당부한 바 있다.
이번에 병원에 내원한 환자의 경우 기침과 호흡곤란 등 중증폐질환의 증상을 호소했고, 액상 전자담배를 ·흡연하는 사실을 확인한 담당 의료인이 지난 8일 질병관리본부에 신고하게 된 것이다.
환자는 궐련형 담배를 피우다가 최근에 6개월 내에 액상형 전자담배를 피운 것으로 조사됐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번 사례가 액상 전자담배로 인한 것인지 확인하기 위한 조사에도 나설 방침이다.
현재 환자 본인에게 동의를 받았고, 역학조사와 함께 예방의학적인 면이나 흉부 촬영 등의 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미국은 액상 전자담배로 인한 중증폐질환 케이스가 많지만 한국은 이번이 보고된 첫 사례"라며 "이번 사례가 액상 전자담배로 인한 것인지 확인하기 위한 조사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미국의 경우 관련된 보고가 많이 있기 때문에 이번 사례가 미국 사례와 비교해 어떠한지 확인하고 우리 기준에도 맞는지 조사할 것"이라며 "전문가들과 함께 면밀히 조사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 호흡기 이상 보이는 중증폐질환...정부, 연관성 확인 계획
이번에 보고된 중증폐질환의 경우 호흡기와 소화기에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기침, 호흡곤란,가슴통증 등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고 일부에서는 메스꺼움이나 구토, 설사 등 소화기계 증상과 함께 피로감과 발열, 체중감소의 증상도 나타난다.
여기에 현재까지의 조사결과 발열이나 심장박동수 증가, 백혈구 수치 증가가 확인됐다.
복지부는 액상형 전자담배를 흡연하는 사람 중 이러한 증상을 보이는 환자에게 즉시 병의원을 방문하도록 권고했다.
또한,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확인된 액상 전자담배 사용자에 대해 건강보험 정보와 연계해 액상형 전자담배와 중증폐질환의 연관성을 확인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병의원을 방문한 중증폐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 여부 등을 확이하는 사례조사도 실시한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액상 전자담배와 중증폐질환과의 연관성을 확인하는 조사를 실시한 뒤 연관이 있다고 밝혀지면 정부에서도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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