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흥행 기대" vs 시장 "현실 냉랭"…토스·키움뱅크 주목
흥행 가로막는 '대주주 적격성' 규제, '완화' 목소리 거세
대주주 적격성 완화시 '개점 휴업' 케이뱅크도 수혜
[서울=뉴스핌] 김진호 기자 = 제3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신청일이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정치권과 시장을 중심으로 '대주주적격성 완화'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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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금융위원회] |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오는 10일부터 닷새간 제3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신청 접수를 받는다. 심사결과는 연내 발표할 방침이다.
당국은 이번 예비인가 심사에서 '혁신성'과 '자본 안전성'을 최우선적으로 살필 계획이다. 두 가지 요건만 충족한다만 최소 2곳에서 최대 3곳까지 신규인가를 내주겠다는 것이 현재 당국의 입장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시장 반응이 차갑다'는 지적에 대해 "금융당국 생각에는 예비인가 참여를 희망하는 기업 등 시장의 분위기가 냉랭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내심 기대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기대와 달리 흥행 여부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은 여전하다. 예비인가 참여가 가장 유력한 토스뱅크와 키움뱅크 컨소시엄이 아직 공개적으로 진출 여부를 밝히지 않고 있고, 네이버 등 이른바 정보통신(ICT) 대어급은 거론조차 되지 않고 있다.
토스뱅크는 현재 SC제일은행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안을 두고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두 곳이 실제 컨소시엄을 구성해 실제 신청할 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토스의 경우 지난 상반기 예비인가 신청 당시에도 신한은행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려다 '결렬'됐던 바 있어 시장은 이들의 진출 여부에 대해 신중하게 바라보고 있다.
또 다른 유력후보인 키움뱅크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핵심 파트너로 꼽혔던 하나은행과 SK텔레콤의 컨소시엄 '이탈' 검토가 이뤄지고 있고 다른 주주사들에게는 아직 '도전여부' 조차 공유하지 않은 탓이다.
유력후보로 거론되는 기업들도 아직 공개적으로 진출 여부를 타진하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대주주 적격성'이란 벽이 인터넷은행 활성화를 가로막고 있다는 판단이다. 앞서 출범한 케이뱅크 역시 해당 이슈로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다.
이런 이유로 정치권과 시장을 중심으로는 '대주주 적격성' 완화를 외치는 목소리가 나온다. 제3인터넷은행 예비인가 흥행 결과가 참패로 끝나지 않기 위해선 '규제완화'가 필수라는 지적.
이미 야당을 중심으로는 대주주 적격성 완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김종석 정무위원회 자유한국당 간사는 지난 5월 인터넷은행의 과도한 대주주 적격성 심사 기준을 완화하는 내용의 '인터넷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동료 의원 11인과 공동 발의했다.
해당 법안은 ICT(정보통신) 기업 등 산업자본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고 대주주 자격을 금융회사 수준으로 지나치게 엄격한 것을 문제삼아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등 요건을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서 제외하자는 것이 골자다.
정부와 여당도 야당을 중심으로 제기되는 규제완화 움직임에 크게 반대하지 않는 상황이다. 이미 지난 상반기 예비인가 당시 당정 역시 대주주 자격 요건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한 바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야당을 중심으로는 이미 대주주적격성 완화를 위한 토론회를 여러 차례 개최했던 바 있다"며 "여당 역시 대통령까지 나서 적극 추진한 제3인터넷은행 흥행을 위해서라도 규제완화에 큰 반대의 목소리가 없지 않겠냐"고 전했다.
한편 대주주 적격성 규제 완화가 이뤄질 경우 기존 사업자인 케이뱅크도 큰 혜택을 누릴 것으로 보인다.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심사가 중단된 대주주 적격성 통과에 '청신호'인 셈인데 이 경우 KT 주도로 대규모 증자가 가능해져 공격적 영업이 가능해진다.
rpl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