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이라크에서 1일(현지시간) 부정부패와 일자리 부족, 열악한 공공 서비스 등에 분노한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정부에 항의하는 시위를 이어갔다.
보안군은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최루가스와 물 대포, 실탄 등을 사용했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 2명이 사망했으며, 200명의 부상자가 나왔다.
1일(현지시간) 이라크 바그다드의 타흐리르 광장에서 벌어진 반(反)정부 시위 중 시위대들이 부상자를 이송하고 있다. 2019.10.01. [사진=로이터 뉴스핌] |
AP통신 등에 주요 외신에 따르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수도 바그다드에 모인 1000여명의 시위대는 이날 오후 타흐리르 광장으로 향하는 평화 행진을 시작했다.
시위대 중 일부가 외국 대사관과 관공서가 모여있는 그린존으로 가기 위해 다리를 건너려는 시도를 했으며, 경찰이 시위대를 저지하면서 물리적 충돌이 벌어졌다. 경찰은 시위대에 섬광 수류탄과 고무탄환, 최루가스를 발사했다. 경찰은 급기야 시위대를 향해 실탄을 발포하기도 했으며, 시위대는 이들을 향해 돌을 던지며 맞섰다.
바그다드의 의료 관계자들은 시위대 한 명이 사망했으며, 수십명이 실탄과 고무탄환에 맞아 부상을 입었다고 설명했다. 바그다드에서 200마일 떨어진 나시리야 지역에서 벌어진 시위에서도 시위대 중 한 명이 총에 맞아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라크 내무부와 보건부는 공동 성명을 통해 바그다드 및 여러 지역에서 일어진 시위대가 폭력을 사용해 "유감스럽다"면서 일부 폭도들이 폭력을 유발했다고 규탄했다. 정부 측은 또 부상을 입은 200명 중 40명은 보안군이라고 밝혔다.
이라크에서는 지난해에도 유사한 시위가 벌어진 바 있다. 이라크 국민들은 일자리와 전기, 깨끗한 식수 부족과 정치인들의 만연한 부정부패에 분노를 드러내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라크는 석유가 풍부한 국가이지만 수십년 간 이어졌던 사담 후세인 정권과 유엔(UN)의 제재, 미국의 이라크 침공,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와의 전쟁 등을 거치며 경제난을 비롯해 각종 어려움에 시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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