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민지현 특파원 =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유로존 경기가 반등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며 제조업에서 시작된 경기 한파가 산업 전반으로 번질 수 있음을 경고했다.
드라기 총재는 23일(현지시간) 유럽의회 연설에서 "최근 데이터와 제조업 신규 수주 등의 선행 지표는 향후 가까운 미래에 성장률 반등을 예측할 만한 근거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며 "유로존 경제 전망은 하방으로 기울었다"고 말했다.
드라기 총재는 "제조업 약세가 길어질 수록 경제 내 다른 부문으로도 충격이 전해질 것"이라며 유로존 경제를 이끄는 서비스 부문이 현재까지는 회복력을 보이고 있으나 지속할 수 없을 것임을 경고했다.
독일의 성장 엔진인 제조업 둔화를 필두로 유로존 기업 경기는 정체기에 접어들었다. 이날 발표된 독일 9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1.1로 2009년 유로존 위기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IHS 마킷의 크리스 윌리엄 이코노미스트는 마켓워치에 "제조업 침체가 심화되면서 서비스업까지 확산될 조짐이 더욱 커졌다"며 "유로존 경제 성장이 정체됐다"고 전했다.
앞서 ECB는 유로존 경기 부양을 위해 예금금리 인하 및 채권 매입 재개, 은행권 장기 대출 조건완화 등 3년 만에 가장 완화적인 통화 정책을 내놨다.
ECB는 지난 12일 역내 시중은행이 ECB에 자금을 예치할 때 적용하는 예금금리를 종전 -0.4%에서 -0.5%로 낮췄다. 또 지난해 말 종료한 양적완화를 오는 11월부터 재개한다고 밝혔다. 채권 매입 규모는 월 200억 유로로 금리인상 직전까지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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