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지켜보자” 발언에도 美 행정부 불만 쏟아져
[서울=뉴스핌] 허고운 기자 = 주한 미국대사관은 26일 트위터에 한국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깊이 실망하고 우려하고 있으며, 이는 한국을 방어하는 것을 더욱 복잡하게 하고 미군 병력에 대한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한글로 적었다.
미국대사관의 트윗은 25일(현지시간) 오후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이 자신의 트위터에 적은 글을 한글로 옮긴 것이다.
[주한미국대사관 트위터 캡쳐] |
미 국무부 대변인이 정례브리핑이 아닌 주말에 메시지를 내놓은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미국대사관 역시 이를 소개한 것은 국무부가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는 지난 20일 국내 대기업 임원들과의 비공개 조찬간담회에서 지소미아가 파기되면 안 된다는 뜻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트위터에는 지소미아 관련 글을 적지 않고 있다.
그는 지소미아 종료 발표가 있었던 22일 전북 군산의 미군 기지를 찾아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후 23~24일 대구, 25일 부산, 26일 울산을 잇따라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소미아 종료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나의 아주 좋은 친구다. 한국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보겠다”고만 말했다. 하지만 미국 행정부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한국 정부에 불만을 표하고 있다.
미 국무부는 지난 22일 논평을 통해 “미국은 문재인 정부가 지소미아를 연장하지 않은 데 대해 강한 우려와 실망을 표명한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도 “실망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의 통화에서도 비슷한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당국은 “미국과 각급에서 긴밀히 소통·협의해 왔다”고 설명했으나 일각에선 한미 외교당국 간 정보 교류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미 국방부 역시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해 “강한 우려와 실망감을 표명한다”는 논평을 내놓았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부 장관과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의 전화통화에서도 ‘강한 우려와 실망’이란 표현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heog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