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소미아, 2016년 北정보 원하는 일본 요구로 체결
"한일 갈등, 한미일 공조 원하는 미국이 풀려 할 것"
"문재인 대통령 대화제의도 일본이 무참하게 거절"
"우리가 연장해 주면 일본이 우리를 어찌 보겠나"
[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폐기를 주장해 온 여권 대표 인사인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3일 “일본의 부당한 경제침략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는 협상카드를 오히려 더 하나 가져온 셈”이라고 낙관했다.
강 의원은 이날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미국이 이번 결정에 실망했다고 한만큼 한일 갈등을 풀기 위해 더 적극적으로 개입할 것이라고 본다”며 이 같이 밝혔다.
문재인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이 한미일 군사 공조 파탄을 우려한 미국의 개입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계산이다.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강병원 의원실 제공] |
강 의원은 “한미일 3국의 튼튼한 협력으로 북중러에 대응하려는 미국의 입장에선 한일갈등의 격화를 원치 않는다”며 “이전에는 한일 문제에 수수방관 했지만 실망을 표한 만큼 한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더 개입해야 할 이유가 생긴 것”이라고 해석했다.
또한 일본에도 지소미아는 핵미사일 발사 등 북한의 주요 군사동향을 선제적으로 파악하기 위한 중요한 수단이었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발사 초기 한미연합사령부가 수집한 정보를 정보보호협정을 통해 공유 받을 수 있었다.
강 의원은 “우리나라로부터 북한 미사일 발사 초기정보를 얻지 못하면 일본으로서는 안보에 큰 구멍이 생기는 것”이라며 “2009년에 북한이 핵실험과 우주로켓 발사를 시행하자 일본에서 북한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처음 제안했던 것이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이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월 G20 정상 환영 및 기념촬영 식순 중에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그는 이어 “지소미아는 철저히 일본 국익에 크게 기여했던 협정”이라며 “애초에 탄생하지 말았어야 할 협정이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 의원은 “일본이 전쟁 가능한 나라가 되기 위해 바꾼 안보법제에 제한적이지만 자위대의 집단적 자위권을 용인하는 내용이 있다. 유사시 북한의 전쟁 움직임이 있을 때 자위대를 한반도에 개입시키는 조항이다. 그렇게 하려면 북한에 대한 군사정보를 잘 알아야 하는데 그걸 뒷받침 하는 게 지소미아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런 협정을 이명박 정부가 2012년 국무회의에서 비밀리에 통과시켰다가 논란이 되며 뒤늦게 취소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 보름 전쯤 어수선한 와중에 통과시켜 버렸던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 10개국 연합) 관련 회의 참석차 태국 방콕을 방문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이 3자 회담 후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2019.08.02 [사진= 로이터 뉴스핌] |
이 때문에 지소미아 종료 결정은 일본을 우위에 둔 한미일 공조체계에서 "한국 정부가 '이번에는 이렇게 못하겠다'는 의사표현을 한 것"이라고 강 의원은 분석했다.
강 의원은 “일본의 부당한 경제침략을 어떻게 풀어갈 것이냐는 현실적인 해결책을 찾으며 문 대통령께서 8.15경축사로 손을 내밀었음에도 아베 총리는 전몰자 추도식에서 과거사에 대한 언급이나 사죄가 없었다. 지난 7년 연속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을 보내기도 했다. 외교적인 해결을 위한 우리 대통령의 대화 제의를 무참하게 거절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지소미아를 연장해준다면 일본이 우리나라를 어떻게 보겠느냐”며 “그런 의미에서 이번 결정은 국익과 국민 주권을 올바르게 세우기 위한 결정이었다”고 강조했다.
zuni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