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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자의 IN서울] “출산휴가 내면 해고”...두번 우는 직장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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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동부·서남·서부 등 3개 직장맘센터 운영
출산휴가 거부당하는 직장맘 다수, 기본권 침해 ‘심각’
김지희 센터장 “현장 고충 심각, 행정적 대응 필요”
직장내 여성차별 여전, 사회적 인식개선 절실

[편집자주] 대한민국의 ‘심장’ 서울. 서울시는 이제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대도시로 성장했습니다. 그리고 이곳에는 인구 1000만을 위한 수많은 주택·경제·교통·환경·복지·안전·문화·행정 정책들이 숨쉬고 있습니다. 뉴스핌이 [IN서울]로 그 정책들을 향해 한발 더 다가섭니다. 생생한 현장과 심도있는 진단으로 서울시 정책의 민낯을 전달합니다.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출산을 3개월 앞둔 김지영씨는 다니던 회사를 그만뒀습니다. 출산휴가를 내겠다고 하니 사장이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사표를 쓰라고 했기 때문이죠. 근로기준법에도 나와있는 당연한 권리라는 항변에도 사장은 차라리 벌금을 내겠다고 맞섰습니다. 법적 대응을 고려했지만, 예상되는 스트레스와 건강 염려 등으로 포기했습니다. 타의에 의해 경력이 ‘단절’된 지영씨가 출산 이후 다시 일자리를 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앞선 사례가 어색하신가요. 얼핏 보기에는 노동환경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은 1980년대 이야기처럼 들리겠지만 올해초 실제 있었던 사례입니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5년동안 전문기관에 접수된 출산, 육아와 관련된 성차별 상담건수만 8000건이 넘습니다. 지영씨와 같은 사례는 우리 주변에서 얼마든지 찾을 수 있는 ‘현실’입니다.

지난해 국내 전체 부부 1224만5000가구 중 맞벌이 비중은 46.3%(567만5000가구)입니다. 이중 18세 미만의 자녀가 있는 부부(440만7000가구)의 맞벌이 비중은 51%에 달한다고 합니다. 수치만 봐도 ‘일하는 엄마’는 이제 자연스러운 모습 중 하나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장맘들의 직장내 노동권을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남성들에 비해 임금이 적고 승진이 늦으며 비정규직 비율이 높은 건 둘째치고, 30인 이하 사업장에서는 기본권에 가까운 출산휴가조차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래서 가봤습니다. 왜 유난히 직장맘들에 대한 노동권이 지켜지지 않고 있는 이유와 해법을 찾기 위해 국내 최초 직장맘센터인 서울시동부권직장맘센터를 찾았습니다.

서울시동부권직장맘센터 홈페이지 화면.

◆상담에서 법률지원까지...직장맘 돕는 ‘버팀목’

광진구에 위치한 동부권직장맘센터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2012년 전국 최초로 개소한 직장맘센터입니다. 기존 서울시직장맘센터에서 권역화 정책에 따라 2016년 지금의 명칭으로 이름을 바꿨습니다. 현재 서울시는 동부직장맘센터와 함께 서남권(금천구)와 서북권(은평구) 등 총 3개의 직장맘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직장맘센터의 주요 업무는 상담입니다. 직장맘의 상당수가 성차별 문제에 직면해도 이를 털어놓을 사람을 찾지 못해 좌절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그들과 만나, 함께 고민하고 소통하며 제대로 된 권리를 찾아주는 것이 직장맘센터의 설립 목적이기도 합니다.

김지희 동부권직장맘센터장은 “직장맘의 가장 큰 고충은 일과 가사를 같이 해야한다는 점”이라며 “특히 30인 이하 사업장의 경우 대기업과 달리 직장내에서 제대로 된 권리보호를 못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직장에서 쌓은 스트레스가 집에서도 가중되는 구조”라고 밝혔습니다.

김 센터장의 설명처럼, 직장맘센터에 접수된 고충상담을 보면 소규모 사업장 근무 직장맘들의 성차별 현황은 심각한 수준입니다.

2015년부터 올해 5월까지 진행된 2만29건의 상담중 42%가 임신과 출산, 육아와 관련된 내용입니다. 임금체불이나 부당해고 등 일반노동권과 관련된 내용보다 2배 이상 많습니다.

저출산을 극복하기 위해 우리 사회 전체가 나서서 임신과 출산을 장려하는 정책에 온힘을 집중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정작 소규모 사업장에서 일하는 여성들은 아주 당연한 권리인 출산휴가와 육아휴직마저 허락되지 않는 사각지대 놓여있는 상황입니다.

도대체 왜 이런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김 센터장은 “직장맘의 상당수가 상대적으로 소규모 기업에서 불안정한 고용형태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김지희 서울시 동부권직장맘지원센터장. 2019.08.09 mironj19@newspim.com

근로기준법상 출산휴가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에 상관없이 1인 이상 사업장에 종사하는 여성이라면 누구든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사업장이 작고 고용형태가 불안할수록 출산휴가 신청은 곧 ‘해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지난해 여성임금근로자의 비정규직 비율은 41.5%. 남성 26.3%보다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여기에 작은 사업장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서비스업과 판매업 종사하는 여성 비율 역시 30.8%로 남성 16.1%보다 두배에 가깝습니다. 불안한 고용이 출산휴가라는 기본권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으로 이어지는 악순환. 이것이 지금 직장맘들이 처한 현실입니다.

◆김지희 센터장 “직장맘 고충 심각해, 행정적 대안 만들것”

그동안 센터가 상담, 특히 법률상담 중심으로 업무를 진행해 온 것 역시 이런 직장맘들의 현실과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직장내 차별 실태를 직접 파악하고 이에 대한 현실적인 조언을 하는 것이 가장 시급했기 때문입니다.

영세 사업장에서 일하는 직장맘의 경우, 자신의 고충을 공유한 직원을 찾기는 쉽지 않다고 합니다. 그래서 센터에서는 심리상담 등 직장맘들의 상처를 치유하는 데 많은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김 센터장은 상담 시 울음을 토해내는 직장맘들이 적지 않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습니다.

피해를 당한 직장맘들이 법적 대응을 원할 경우, 센터는 법무사, 근로감독관 등과 함께 사업장을 찾아 중재에 나서는 등 적극적인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 경우 센터가 직접적인 조정권을 가지고 있지 않아 법적 해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이런 상황은 감안, 센터에서는 직장맘들의 권리확보를 위한 이른바 ‘논스톱 시스템’ 구축을 위한 구체적인 작업을 진행중입니다. 이는 민주노총 전국여성위원장(부위원장)과 동부금속노동조합 위원장을 역임한 후 지난 6월부터 센터를 총괄하고 있는 김 센터장의 여성노동운동 전문 ‘노하우’와 연관성이 깊습니다.

논스톱 시스템의 대략적인 구조는 이렇습니다.

우선 △출산휴가 거부 등 직장맘들의 피해 사례가 센터에 접수되면 △지방노동청과 해당 자치구 구청장이 포함된 ‘위원회(가칭)’에 전달 △즉각적인 행정처분으로 이어지며 △다시 이 사안들이 지역구 의원이나 환경노동위원회로 전달, 향후 관련법 개정을 위한 데이터로 활용되는 방식압니다. 현장의 고충이 행정대응으로 연결되는 ‘신속처리’ 시스템 마련인 셈입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김지희 서울시 동부권직장맘지원센터장. 2019.08.09 mironj19@newspim.com

이를 위해 다수 구청장들과의 협의는 이미 끝난 상태입니다. 자치구 행정의 총책임자인 구청장들이 직장맘센터 고충위원회에 참여만 해도 상당한 행정적 파급력이 있다는 판단입니다.

김 센터장은 “있는 법만 지켜도 직장맘 차별 문제는 상당 부분이 해결된다. 문제는 현장에서 이런 기본권들을 지키지 않아도 별다른 패널티조차 받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속된말로 ‘아줌마 출산휴가 보내느니 해고하고 벌금 내겠다’는 인식이 여전하다는 것인데 이 부분은 명백한 불법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필요한 부분”고 밝혔습니다. 직장맘센터의 행정적 ‘업그레이드’가 기대되는 대목입니다.

◆출산휴가조차 거부...차별에 두번 우는 직장맘들

직장맘센터는 기본권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열악한 상황의 엄마들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건, 사회적 인식의 변화입니다.

‘슈퍼맘(Super+Mom)’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표준어는 아닙니다만, 보통 직장과 가정에서 맡은 역할을 ‘완벽하게’ 해내는 기혼 여성을 지칭하는 의미로 쓰입니다.

이 단어는 허상입니다. 일과 가사를 모두 ‘혼자서’ 해내는 사람은 존재할 수 없습니다. 이는 여성이 아니라 남성이라고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맞벌이하는 아내에게 전적으로 일만 맡기고 자신이 완벽하게 직장(일)과 육아를 모두 전담하는 ‘슈퍼대디’는 세상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슈퍼맘이라는 단어가 사용되는 건, 어떤 상황에서도 가사노동은 여성의 몫이고 그래서 직장노동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대접을 받아도 된다는 의식이 상당 부분 반영된 결과라는 설명입니다.

김 센터장은 “같은 노동을 해도 남자는 가장이니까 돈도 많이 받고 승진도 빨리하고 그렇게 열심히 살기 때문에 연차 등등도 모두 쓸 수 있지만 반대로 여자에게 집안일을 제외한 노동은 부업이라서 좀더 낮은 임금을 주고 어지간한 권리 등은 대충 넘겨도 된다는 인식이 문제”라고 꼬집었습니다.

경제적 풍족이든 아니면 자아실현을 위해서든, 여성의 경제활동을 늘어나고 있습니다. 직장내 양성평등은 남성의 몫을 여성에게 넘기자는 것이 아니라 노동에 대한 합당한 권리를 받아야 한다는 논리를 기반에 두고 있습니다. 그것도 엄청난 권리가 아니라 출산휴가나 육아휴직과 같은 기본권 말입니다.

김 센터장은 “직장내 여성은 누군가의 아내이고 엄마인데 세상은 여전히 이 부분을 외면하고 있다. 여성에게 노동은 부차적이지 않다. 노동은 모두에게 동등하다. 그 동등함에 대한 권리를 찾고자 노력하는 게 직장맘센터의 역할”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엄마라는 이유로 차별받지 않는 세상을 만드는 것. 우리 모두의 몫이 아닐까 합니다.

peterbreak2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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