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서울중앙지법, 양승태·고영한·박병대 24차 공판
박상언 판사 “임종헌 지시로 서기호 설득방안 문건 작성”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양승태(71·사법연수원 2기) 전 대법원장의 재판에서 “임종헌(60·16기) 전 법원행정처 차장 지시로 상고법원 입법안에 반대하는 의원들 설득전략 문건을 작성했고 피고인들에게 충분히 보고될 문서”라는 현직 법관의 증언이 나왔다.
박상언(42·32기) 창원지법 부장판사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박남천 부장판사) 심리로 16일 열린 양 전 대법원장과 고영한(64·11기)·박병대(62·12기) 전 대법관들의 24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밝혔다.
박 부장판사는 “임 전 차장이 지난 2015년 6월 임시국회에서 상고법원 법률안 처리가 어려워진 상황이 되자, 대응전략을 사전에 검토하라며 문건 작성을 지시했다”며 “기존자료 정리를 기초로 하고 임 전 차장이 불러주는 내용은 적극 반영해 작성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받고 있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24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9.08.16 alwaysame@newspim.com |
그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심의관으로 근무하면서 임 전 차장의 지시를 받아 상고법원 입법 추진을 위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우병우 전 민정수석 등 청와대 설득방안 문건들을 작성했다.
검찰에 따르면 당시 양승태 사법부는 2015년 6월 국무회의에서 박 전 대통령이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자, 다음달 열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대비해 당시 법사위원장이었던 이상민 의원과 서기호 의원 등을 설득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검찰이 특히 “서 의원이 법원행정처장을 상대로 제기한 행정소송이 법사위가 열리는 7월2일 변론종결해 상고법원안에 반대하지 못하도록 하는 압박방안이 기재돼있는데 작성경위가 무엇이냐”고 묻자, 박 부장판사는 “당시 임 전 차장이 불러주는 대로 작성한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1년차 평심의관이 국회의원을 상대로 압박방안을 낸다는 것은 생각할 수 없다”며 “임 전 차장이 구체적 변론종결 날짜까지 명시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가까운 기일 변론종결해 압박을 줄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작성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서기호 전 정의당 의원(현 변호사)은 판사로 재직하면서 이명박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발언을 온라인에 게시해 2012년 법관 재임용 심사에서 탈락했다. 이후 법원행정처장을 상대로 재임용 탈락 취소소송을 제기했고 실제 그의 항소심 재판은 2015년 7월2일 변론종결돼 패소 판결을 받았다.
검찰은 또 “법사위 의원들을 실제로 어떻게 접촉해 설득할 계획인지에 대한 문건이기 때문에 증인이 실제 보고한 임 전 차장 뿐 아니라, 당시 행정처장·대법원장 등에게도 보고될 문건으로 보이는데 실제로 보고됐냐”고 질문했다.
박 부장판사는 “의원별 설득전략과 그에 대한 대응방안은 상당히 비중있는 보고서라 임 전 차장 윗선까지 충분히 보고됐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실제 보고 여부는 임 전 차장으로부터 들은 바가 없어 모른다”고 했다.
그는 지난 5월 임 전 차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임 전 차장 지시로 상고법원 입법추진 청와대 대응전략 문건에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한명숙 전 국무총리 사건들이 청와대가 원하는 방향으로 선고될 경우 사법부에 우호적인 분위기가 조성된다는 취지의 내용을 기재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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