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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분석] 지소미아 파기 논란...일각선 "반일 카드로는 무리수"

기사입력 : 2019년08월03일 08:33

최종수정 : 2019년08월05일 11:58

박근혜 정부 때 우리 측이 日에 제안해 체결…北 정보 교환
전문가 “日 제공 북핵‧미사일 정보 안 받겠다는 것인가” 우려
정부 “대일 맞대응 카드로 검토”…GSOMIA 파기 가능성 고조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지난 2일 일본이 결국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해 파장이 일고 있는 가운데, 우리 정부가 이에 맞서 지난 2016년 체결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로 맞대응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일 간 경제전쟁을 넘어 안보분야의 공조도 등 돌리게 되는 강대강 대립구도가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것이다.

지소미아는 한일 양국이 북핵 및 미사일 정보를 서로 공유하기 위해 체결한 협정이다. 때문에 이를 파기할 경우 대북 핵위협 대응 및 우리 안보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일본에 대한 맞대응 차원에서 불가피하다는 의견과 안보영역까지 이해충돌이 확산되면서 한미일 공조체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정면으로 부딪치고 있는 형국이다.

일본은 수출 규제 조치로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했다. [사진=유진투자증권]

◆ 정부, GSOMIA 파기 카드 ‘만지작’…8월 24일까지 ‘협정 종료’ 통보하면 파기

GSOMIA(General Security of Military Information Agreement‧군사정보 보안에 관한 일반적 협정)은 지난 2016년 11월 박근혜 정부 당시 ‘유사 상황 발생 시 한일 간에 1급 비밀을 제외한 모든 군사 정보를 보다 원활히 공유하자’는 취지에서 일본 측이 먼저 제안해 체결됐다.

이 협정을 통해 한국은 주로 북‧중 접경지역의 정보를 일본에 제공하고, 일본은 이지스함이나 첩보 위성 등에서 확보한 정보 자산을 한국에 제공한다.

특히 한일 양국은 GSOMIA를 통해 북핵 및 미사일 정보를 공유하기 때문에 협정의 의미가 더욱 남다른 것으로 인식돼 왔다. 미국도 “효과적인 북핵 및 미사일 대응을 위해 한‧미‧일 3국 간 정보 교환이 원활히 돼야 한다”는 취지에서 GSOMIA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GSOMIA의 유효기간은 1년이다. 기한 만료 90일 전에 협정 당사국 양측 중 한 쪽이라도 ‘협정 종료’ 의사를 통보하면 협정은 파기된다. 반대로 종료 의사를 통보하지 않을 경우에는 자동으로 1년 연장된다. 2019년의 경우에는 협정 종료 통보 시한이 8월 24일이다.

[방콕 로이터=뉴스핌] 최원진 기자= 강경화 한국 외교장관(우)과 고노 다로(河野太郎) 일본 외무상이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외교장관 회의서 만나 손을 잡고 있다. Kyodo/via REUTERS 2019.08.01.

◆ 전문가 “북핵 최대 위협 받는 건 우리…‘GSOMIA=日에 수혜 주는 것’ 생각하면 안돼”
    박휘락 “일부 인사‧정부, GSOMIA 이용해 반일감정 부추겨…그래선 안돼”

GSOMIA가 체결 3년 만에 ‘풍전등화’의 처지가 됐다. 정부가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한국 제외 조치에 대응해 GSOMIA 파기 카드를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지난 1일 태국 방콕에서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계기로 열린 한일 외교장관회담에서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과 양자회담을 가진 후 “우리로서도 필요한 대응조치를 강구할 수밖에 없다”며 GSOMIA 파기 가능성을 시사했다.

강 장관은 고노 외무상과의 회담에서 지소미아 연장 재검토와 관련해 “(화이트리스트 제외는) 한일 안보협력 틀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이야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도 지난 2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한국 배제’ 관련 브리핑에서 “정부는 우리에 대한 신뢰 결여와 안보상의 문제를 제기하는 나라와 과연 민감한 군사정보 공유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를 포함해 앞으로 종합적인 대응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 측에서 이 같은 분위기가 감지됨에 따라 여러 군사 전문가들은 “단순히 기분이 나쁘다는 이유로 정부가 무모한 행동을 하고 있다”고 강한 우려를 표했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일본의 대북 정보는 한‧미‧일 중 최고 수준이고 우리가 일본에 주는 정보보다 일본에서 받는 정보가 더 많을 때도 있다”며 “우리는 북한의 발사체가 탄도미사일인지 방사포인지도 구분하지 못하는데 일본의 정보를 받지 않겠다고 하는 것은 너무 무모한 처사”라고 주장했다.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장(예비역 육군 대령)도 “북핵 관련 정보 교환을 위해 GSOMIA는 꼭 필요하다”며 “아무리 우리가 확인한 내용이라도 일본이 동일한 내용으로 컨펌(confirm‧확인)해준다면 더 확신을 가질 수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박 원장은 이어 “우리는 북핵의 최대 위협 아래에 놓여있는 만큼 일본보다는 우리가 더 일본의 정보를 필요로 해야 하는 상황인데, (GSOMIA를) 오히려 우리가 일본에 수혜를 주는 것처럼 생각해선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난 달 31일 신형 대구경조종방사포 시험사격을 참관 보도를 통해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은 신형 방사포가 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조선중앙TV 캡처]

박휘락 "반일의 상징처럼 GSOMIA를 거론해선 안돼...정치적으로 큰 의미 없어"

박 원장은 그러면서 “GSOMIA가 마치 일본에 대해 우리가 주권을 포기하는 것처럼 해서 반일 감정을 조장하는 일부 인사들이 더욱 큰 문제”라고 비판했다.

박 원장은 “군사정보보호협정이라는 것은 군사정보를 교환해야 할 상황이 언제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에 미리 체결을 해두자는 것”이라며 “통상적인 관계보다 군사협력이 조금 더 진전됐다는 표시일 뿐 (정치적으로) 큰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 원장은 이어 “실제로 2012년 7월 백군기 민주통합당 의원이 국방부로부터 자료를 제출받아 파악한 바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 때 스페인, 호주, 영국, 폴란드, 스웨덴, 불가리아 등 6개국과 군사정보보호협정을 맺었지만 실제적으로 정보교류를 한 실적이 없었다”고 언급했다.

박 원장은 또 “협정 전문이 인터넷에 공개가 돼 있을 정도로 일반적인 내용이고 평범하다”며 “협정 어디에도 우리의 주권에 관한 내용, 즉 일본이 요구하면 우리가 (무조건) 해야 한다는 것은 없는데 이것을 ‘을사늑약(을사조약)’이라고 하거나 GSOMIA 때문에 한국의 자주권이 일본으로 넘어가는 것처럼 표현하는 것은 일부의 선동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미국, 영국, 호주, 캐나다, 프랑스 등 동맹국‧우방국들을 비롯해 루마니아, 우즈베키스탄, 폴란드, 불가리아, 우크라이나, 러시아 등 30여개국과 GSOMIA를 체결했다. 일본은 우리의 2배인 약 60여개국과 GSOMIA를 체결했다.

박 원장은 이와 관련해 “GSOMIA는 한일 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 간 군사 정보를 교환하는 일반적인 협정”이라며 “다른 나라에서 보면 논란이 되지도 않을 사안인데 우리끼리만 논란이 되는 모습이 참으로 답답하다”고 우려했다.

박 원장은 아울러 “국민들은 일부 인사들이 GSOMIA를 활용해 반일감정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냉정을 유지해야 한다”며 “정부도 금년(2019년) 자동연장이 될 GSOMIA를 마치 일본에 생색을 내듯이 재검토를 하겠다고 하고, 반일의 상징처럼 GSOMIA를 거론하는 태도를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noh@newspim.com

◆ 정부, GSOMIA 유지 입장이라고 했지만…화이트리스트 제외 이후 입장 변화 가능성 고조

최근 청와대, 국방부 등 관계 당국은 ‘우리 정부가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에 대응하기 위해 GSOMIA 파기를 검토 중’이라는 설과 관련해 “현재는 유지 입장”이라며 반박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 2일 일본이 화이트리스트에서 결국 한국을 제외시키면서 “정부의 기존 입장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보다 유력하게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복수의 국방부 관계자들은 “유지 입장은 현재도 변함이 없고 미국도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도 “청와대, 외교부 등의 결정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GSOMIA 파기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이날 한국을 화이트 리스트에서 제외하는 법령 개정안이 일본 각료회의(우리의 국무회의에 해당)에서 통과됐지만, 개정안이 시행되기까지는 약 3주의 시간이 남았다.

때문에 이 기간 동안 한일 양국이 외교적 해법을 통해 화이트리스트 문제를 해결한다면 GSOMIA 파기 카드는 자연스럽게 들어갈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일부 전문가, 정치인들로부터 나오고 있다.

그러나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2일 오후 국무회의 후 긴급 브리핑을 갖고 “우리도 일본을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힘으로써 한일 GSOMIA의 앞날에는 먹구름이 드리울 가능성이 보다 커졌다.

suyoung071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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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670만명 은퇴 임박… 달러 강세에 '노후'가 흔들린다 [서울=뉴스핌] 한태봉 전문기자 = 한국의 각종 은퇴 관련 커뮤니티에 가입하는 사람들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이는 이미 은퇴했거나 은퇴가 임박한 사람들이 그만큼 많다는 방증이다. 실제 한국의 60년대생 중 상당수는 이미 은퇴한 경우가 많다. ◆ 50~59세 은퇴 준비자만 669만명...한국 아직 준비 안돼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4년 3월말 기준 한국에서 15세 이상인 총 인구수는 4553만명이다. 이 중 60세 이상 인구수는 1401만명이다. 놀라운 건 이 만60세 이상 인구 중 45%인 637만명이 여전히 취업자로 분류된다는 사실이다. 적지 않은 숫자다. 물론 이들 60세 이상 취업자 중 상당수는 주 직장에서 이미 정년 퇴직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퇴직 후 조건을 낮춰 새로운 직장에서 근무하는 경우가 많다. 또 근로시간이 적고 급여도 낮은 기간제 근로종사자도 상당수다. 문제는 '만60세 이상 계층'의 뒤를 이어 순차적으로 퇴직이 예정된 '만50~59세 계층'이다. 현재 1973년생이 만50세에 해당된다. 또 1964년생이 만59세에 해당된다. 이들은 연봉이 상대적으로 높은 주 직장에서 앞으로 10년 이내에 질서정연하게 순차적으로 퇴직할 예비 은퇴자들이다. 만50~59세 인구수는 총 865만명이다. 이중 직장에 다니는 취업자수는 남녀 합쳐 669만명이다. 취업률이 77%에 달한다. 이들이 한국 경제의 허리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남자(378만명)와 여자(291만명) 취업자수 격차는 87만명에 불과하다. 맞벌이 비중도 상당함을 알 수 있다. 이들 '만50~59세 계층' 중 막내인 1973년생은 정년이 연장되지 않는 한 10년 뒤에 정년 퇴직한다. 2035년 즈음인 이때부터 한국은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건강보험, 장기요양보험 등이 적자로 돌아서며 국가재정 부실 문제가 본격화된다. 또 노후 빈곤도 심각한 문제로 대두될 가능성이 크다. 남은 시간은 고작 10년이다. ◆ 정부만 믿었다간 낭패, 노후 월 생활비 얼마? 미래에 재정이 고갈될게 확실한 국민연금의 개혁은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오히려 40%에 불과한 소득대체율을 더 높여야 한다는 게 소득보장론자들의 주장이다. 반면 보험료율을 현재의 9%에서 13%로 인상하되 소득대체율은 지금의 40%로 동결해야 한다는 게 재정안정론자들의 주장이다. 이들의 의견이 여전히 팽팽히 맞서고 있다. 국민연금에 대한 입장은 세대별로 다르다. 국민연금이 최초 도입된 1988년부터 꾸준히 연금을 불입해 온 만 60세 이상 은퇴자들은 국민연금의 최대 수혜자다. 또 '50~59세 계층'까지는 국민연금의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세대다. 하지만 나머지 '15~49세 계층'부터는 연금보험료를 성실히 불입하고도 혜택은 크게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 또 현재는 '건강보험료+장기요양보험료'도 소득의 8% 수준이지만 미래에는 큰 폭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2025년부터 만65세 이상 노령인구수가 전체 인구수의 20%를 돌파하는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기 때문이다. 의료비의 폭발적 증가는 이미 정해진 미래다. 한국의 은퇴 예정자들은 본인의 노후를 스스로 책임지는 각자도생의 시대에 살고 있다. 요즘 은퇴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들을 살펴보면 "60살 돼서 이번에 은퇴하는 데 살고 있는 집 한 채 빼고 현금 10억원 있으면 충분한 걸까요?", "저는 집 한 채 빼고 현금 5억원에 국민연금과 사적 연금 합쳐서 월 350만원씩 수령하는 데 노후생활이 걱정돼요" 등 은퇴 후부터 본인 수명이 다 할 때까지 얼마의 돈이 필요한지에 대한 고민이 많다. 전국 주요 도시에 거주하는 20~79세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KB골든라이프 보고서(2023년11월)'에 따르면 노후에 필요한 생활비는 월 369만원이었다. 가구 유형별로는 부모자녀가구 월 402만원, 부부가구 월 366만원, 1인가구 월 299만원이었다. 이 중 조달 가능한 금액은 57.6%를 예상했다. 국민연금, 개인연금, 퇴직연금의 3중 연금으로도 만족스러울 만큼 은퇴준비가 잘 된 사람은 흔치 않다. 여기에 사적 연금을 최대한 잘 준비한 소수의 사람들만이 은퇴 걱정 없이 살아가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직 은퇴 준비가 덜 된 상태다. 실제 노후 생활비는 개인별로 씀씀이가 달라 편차가 클 수 밖에 없다. 얼마나 오래 사느냐에 따라 최종 금액이 확 달라지게 된다. 더 중요한 건 본인의 수명을 예측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현실이다. 따라서 의료비까지 감안하면 예상금액보다 노후 대비자금을 좀 더 확보하는 게 중요할 수 밖에 없다. ◆ 예비 은퇴 예정자, 상가 등 부동산 투자 시들…왜? 그런데 최근 들어 이전과는 다른 종류의 고민을 하는 예비 은퇴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은퇴커뮤니티에 "이번에 명퇴금 포함해 4억원을 받게 되는 데 이걸로 수도권 상가나 아파트에 투자할 지 아니면 미국 달러로 된 월배당 해외주식 ETF에 투자할 지 고민이에요"라고 질문하는 게 대표적이다. 과거 부동산 일변도였던 노후 대비 현금흐름 구축이 이제 달러 기반의 미국 자산으로 넘어가는 이유가 뭘까? '코로나19'로 상가 공실률이 급증하면서 오피스나 상가 투자의 위험성이 널리 알려졌기 때문이다. 최근 주요지역 오피스 및 상가 공실률을 살펴보면 '코로나19' 당시 보다는 회복됐다. 하지만 여전히 전국 공실률은 8.6%로 높은 편이다. 지역별로도 편차가 극심했다. 서울의 경우 2022년 1분기 공실률 7.1%에서 2년 뒤인 2024년 1분기에는 5.4%로 1.7%(P) 감소했다. 기업들에게 인기가 많은 여의도 지역의 공실률은 3% 미만이다. 반면 강원도나 충북의 공실률은 무려 26%다. 인천 역시 21.3%로 상당히 높은 공실률을 보이고 있다. 보유중인 상가에서 공실이 발생할 경우 대출이자와 관리비를 감당하기가 어려워진다. 특히 공실 상가는 매물로 내놔도 거래가 잘 안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마디로 애물단지로 전략하게 된다. 또 공실이 아니더라도 세입자 관리가 만만치 않다. 결론적으로 핵심지인 서울 강남이나 여의도의 경우 공실리스크는 적지만 투자금액 규모가 상당하다. 평범한 중산층 은퇴자들의 노후대비 전략으로는 맞지 않다. 그렇다고 가진 돈에 맞춰 지방 상가에 투자할 경우 공실 위험이 상당하다. 이게 은퇴자들을 고민에 빠트리는 요인이다. 사실 상가보다는 주거용 부동산 투자가 더 안정적이다. 과거에는 본인이 거주하는 주택 외에 추가로 1-2개의 주택을 더 취득해 이를 월세로 임대해 현금흐름을 만드는 방식도 많이 활용됐다. 하지만 다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가 강화되면서 이런 방식도 시들해졌다. 따라서 부동산 투자로 노후를 대비하려는 수요가 과거보다 줄고 다른 방식으로 현금흐름을 만들어내려는 분위기가 강해졌다. ◆ 달러 기반 미국 월배당 ETF 투자 대유행 한국인의 전체 자산 중 부동산 비중은 70%가 넘는다. 따라서 여전히 주거용 부동산이나 상가 투자규모가 압도적으로 크다. 하지만 점진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미 한국인의 미국 주식이나 미국 상장 ETF 직접 투자규모가 100조원이 넘는다. 또 한국에 상장된 달러 노출 '미국 주식 월 배당 ETF' 투자도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주요 7개 ETF의 순자산 규모 합계액만 벌써 3조원에 육박한다. 이는 그 만큼 매월 지급받는 현금흐름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다는 의미다. 또 미국 달러자산에 대한 수요도 높아졌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특히 한국 상장 월배당 ETF 중 은퇴 준비자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유형은 미국에 상장된 '슈왑 미국 배당주(SCHD) ETF'와 유사한 '미국 배당 다우존스 ETF'다. 10년 이상 연속으로 배당을 늘려온 기업 100여곳에 분산 투자하는 게 특징이다. 연간 배당률은 약 3% 내외다. 한국에서는 대표적으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가 순자산 8200억원, 신한자산운용의 'SOL 미국배당다우존스'가 순자산 5200억원, 한국투신운용의 'ACE 미국배당다우존스' ETF가 순자산 310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한국에 상장된 각 운용사들의 '미국배당 다우존스 ETF'는 미국 상장 ETF와 달리 개인연금, 퇴직연금, IRP, ISA계좌에 편입이 가능한 게 최대 장점이다. 따라서 소득공제 및 저율과세 혜택 때문에 더 인기를 끌고 있다. 은퇴자들 입장에서는 따박 따박 들어오는 월 배당금(분배금)이 생명선이나 다름없다. 운용사간 3파전도 치열하다. 운용사들도 앞으로 월배당 ETF의 성장성이 가장 높다고 판단해 총력전이다. 덕분에 연간 총보수는 0.01%까지 내려갔다. 채권형도 아닌 해외 주식형 ETF의 총보수가 고작 0.01%인 건 매우 이례적이다. 예비 은퇴자들에게 앞으로도 인기가 높아질 수 밖에 없는 조건을 모두 갖춘 셈이다. [사진 = 셔터스톡] 퇴직 중인 아시아 여성 ◆ 은퇴자들 고민은 달러강세, 세금, 그리고 건보료 한국의 은퇴자들과 은퇴 준비생들은 요즘 기록적인 일본의 엔화약세 현상을 목격하며 새로운 고민에 빠져들었다. 본인의 자산을 100% 원화 기반으로만 보유했다가는 10년이나 20년뒤 일본 엔화처럼 원화가치가 폭락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다. 지난 14년간 엔화가치는 달러 대비 반 토막이 났다. 미래에 한국 원화도 일본 엔화와 같은 길을 걷는다면 한국 원화 기반의 부동산, 주식, 채권에만 투자해 놓는 건 위험한 선택이다. 이제 달러로의 통화 분산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돼 가고 있다. 또 한국의 재정적자는 갈수록 심각해 지고 있다. 이 또한 원화 약세 요인이다. 이에 따라 미래에는 정부가 부득이 증세를 선택할 수도 있다. 그런데 한국의 소득세 최고과세율은 이미 49.5%(주민세 포함)로 충분히 높다. 상속세 최고과세율도 50~60%로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따라서 증세를 한다면 한국의 부동산 세금이나 재산세가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장기적으로 볼 때 이래 저래 부동산보다는 재산세가 없는 달러 기반의 미국 주식이나 미국 ETF 비중을 높이는 게 더 효율적인 전략이다. 준조세나 다름없는 건강보험료도 문제다. 은퇴를 하고 나면 자식들 명의의 피부양자로 등록해 건강보험료를 안 내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다. 하지만 현재의 건보료 재산기준으로는 소득과 상관없이 재산과표(지방세 기준) 9억 원을 초과하면 피부양자 자격이 박탈된다. 또 재산과표가 9억원에 미달하더라도 연 소득 1000만원이 넘고 재산과표가 5억4000만원∼9억원에 해당하면 피부양자 자격을 잃도록 돼 있다. 따라서 이 요건에 해당되는 사람들은 건강보험료가 공포스러울 수 밖에 없다. 더 무서운 건 급격한 노령화로 건강보험료는 계속 인상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이래 저래 한국에서 은퇴자가 여유로운 노후를 보내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다. 따라서 '만50~59세 계층'에 해당되는 669만명의 은퇴 예정자들은 좀 더 철저히 본인의 은퇴계획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바야흐로 각자도생의 시대다. longinus@newspim.com     2024-05-13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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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아내 처신 사과…특검, 수사 후 부실 있을 때 하는 것" [서울=뉴스핌] 박성준 김가희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9일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의혹에 대해 "제 아내의 현명하지 못한 처신으로 국민께 걱정 끼친 부분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윤 대통령은 야당의 특검요구에 대해서는 "어떤 면에서는 정치 공세, 정치 행위 아닌가"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에 대한 의견을 묻자 이같이 답했다. 윤 대통령은 "검찰에서 수사를 시작한다고 발표한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검찰 수사에 대해서 어떤 입장 또는 언급을 하는 것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오해가 일어날 수 있기 떄문에 거기에 대해서는 제가 따로 언급하지 않겠다"면서 "공정하고 엄정하게 잘 할 것이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뉴스핌]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를 하고 있다.[사진=ktv 캡처 ] 2024.05.09 photo@newspim.com 이어 "특검 문제는 제가 지난 1월에 재의요구를 했지만 검찰 또는 경찰의 수사가 봐주기 의혹이나 부실 의혹이 있을 때 특검을 하는 것이 맞다고 야당도 주장해 왔다"며 "특검이라고 하는 것은 일단 정해진 검경, 공수처 등 기관의 수사가 봐주기나 부실 의혹이 있을 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도이치(모터스)니 등 사건에 대한 특검 문제도 지난 정부 2년 반 정도 사실상 저를 타겟으로 검찰에서 특수부까지 동원해서 치열하게 수사했다"며 "그런 수사가 지난 정부에서 저와 제 가족을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것인지, 봐주기 수사를 하면서 부실하게 했다는 것인지, 저는 거기에 대해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윤 대통령은 "그 자체가 모순이라고 생각한다. 특검이라고 하는 것을 20여년 넘도록 여러 차례 운영해왔지만 그런 관점에서 여야가 의견 일치를 보고 해온 것"이라며 "지난번 재의요구에서 했던 특검에 대해서는 지금도 여전히 할 만큼 해놓고 또 하자는 것은 특검의 본질이나 제도 취지와는 맞지 않는, 어떤 면에서는 정치 공세 정치 행위 아닌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진상을 가리기 위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 그런 생각은 여전히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parksj@newspim.com 2024-05-09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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