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과테말라에서 미국으로 향하던 10세 소년이 멕시코에서 피습을 당한 채 발견됐다고 CNN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6일 과테말라 출신인 크리스티앙(10)과 그의 아버지 루디(37)는 멕시코 당국에 의해 멕시코 모렐로스주에 있는 비포장도로에서 발견됐다. 발견 당시 루디는 이미 사망한 상태였고 크리스티앙은 위태로운 상태로 발견돼 모렐로스주 쿠아틀라시의 한 병원으로 이송됐다.
과테말라 에스키풀라스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온두라스 출신 이민자가 아들의 손을 꼭 잡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함. 2019.4.11. [사진=로이터 뉴스핌] |
CNN이 당국으로부터 입수한 사진은 발견 당시 촬영된 것으로 사진에는 자켓과 청바지를 입고 있는 크리스티앙이 사망한 아버지 루디의 팔을 베고 누워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
크리스티앙은 목 부위를 공격당한 것으로 보이며 목에 7cm 가량의 상처가 남았다. 그는 현재 병원에서 상처 치료와 함께 심리치료를 받고 있다. 과테말라 외교부는 크리스티앙이 수술을 받고 현재는 건강을 많이 회복한 상태라고 전했다.
라울 에르난데스 멕시코 모렐로스주 인권위원회 위원장에 따르면 지난 5월 28일 이들 부자는 크리스티앙의 삼촌, 10대 사촌과 함께 과테말라를 떠나 미국으로 향하던 중 이같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과테말라에서 돈을 받고 이민자들의 월경을 돕는, 일명 코요테(coyote)를 고용했는데 코요테로부터 멕시코에서 버림을 받고, 이후 멕시코 마약 조직인 로스 제타스에 의해 납치를 당했다.
납치범들은 미국에 있는 피해자 가족에게 연락해 1만2000달러를 요구했으나 가족들은 8000달러만 보낼 수 있는 처지였다. 이후 가족들은 납치범들로부터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다.
모렐로스 주지사 대변인에 따르면 부자와 동행했던 삼촌과 사촌은 같이 납치를 당했다가 탈출에 성공해 멕시코 당국의 보호를 받고 있다.
과테말라 외교부는 성명을 통해 크리스티앙의 가족들에 애도를 표하고 루디의 시신 송환과 관련된 모든 비용을 지불하겠다고 약속했다.
크리스티앙과 그의 삼촌 부자에게 인도주의 비자를 발급받아 멕시코에서 머물거나 과테말라로 돌아갈 수 있다.
앞서 지난달에는 미국과 인접한 멕시코 마타모로스의 강에서 불법입국을 시도하던 생후 23개월 딸과 그의 아버지가 익사한 모습이 담긴 사진이 공개돼 국제사회에 충격을 안겼다.
CNN은 이번 사건에 대해 밀수업자에게 목숨을 내맡기고서라도 미국으로 향하려 하는 이민자들의 비극적 현실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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