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송환법에 우려..폼페이오 "트럼프, 시진핑 만나 문제 제기"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홍콩 정부가 대중의 공분을 산 '범죄인 인도 법(송환법)안'의 추진을 무기한 연기하고, 사과까지 발표했지만 시위대는 법안의 완전 철폐를 외치며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의 사퇴를 요구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 16일(현지시간) 홍콩에서는 지난 9일 약 100만명이 모인 시위에 이어 약 200만명이 참여한 것으로 추정되는 대규모 시위가 일어났다.
16일 홍콩 시민들이 캐리 람 행정장관의 사퇴와 범죄인 인도 법안 완전 철폐를 요구하는 시위에 참석했다. 209.06.16. [사진= 로이터 뉴스핌] |
SCMP에 따르면 시위 주최 측인 '홍콩시민권전선(CHRF)'은 지난주 집회의 2배에 달하는 거의 200만 시민들이 시위에 참여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시민들은 CHRF의 제안에 따라 저항을 상징하는 검은색 셔츠를 입고, 빅토리아공원을 출발해 정부 청사가 있는 애드미럴티까지 4km의 구간을 행진하며 홍콩 시내를 검은 물결로 뒤덮었다.
전날인 15일 람 장관이 법안 추진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발표하고, 이날 저녁 사과 성명을 내놨지만, 시민들은 법안의 완전 철폐와 람 행정장관의 퇴진을 요구하며 한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람 장관은 "정부 업무에 부족한 대처로 인해 홍콩 사회에 커다란 논란과 분쟁이 발생한 점을 인정하고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발표했다.
다만 람 장관은 많은 시민을 실망시킨 것에 대해서는 사과하면서도 시민들의 법안철회와 자진사퇴 요구는 수용하지 않았다. 람 장관의 이같은 발표는 '진정성 부족'이라는 비난을 불러오며 시위대의 화를 더 키웠다.
CHRF 측은 "논의 중단이 폐기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조례 폐기는 물론 경찰의 폭력 진압에 대한 책임을 물을 것이고, 이 모든 사태를 시작한 캐리 람 장관의 사임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홍콩 시민들의 공분을 불러일으킨 범죄인 인도 법안은 중국이 반체제 인사나 인권운동가를 중국 본토로 송환하는 데 이 법을 악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법안은 중국을 포함해 대만, 마카오 등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나 지역에도 사안별로 범죄인들을 인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제사회 역시 범죄인 인도 법안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
앞서 제레미 헌트 영국 외무장관과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캐나다 외무장관은 지난달 공동성명을 통해 영국과 캐나다 시민에게 미칠 잠재적 영향, 기업 신뢰도, 홍콩의 국제적 명성에 우려를 표시했다.
이와 별도로, 유럽연합(EU)은 범죄인 인도 법안에 대한 우려를 공유하고 있다면서 공공의 협의 과정을 거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달 28~29일 일본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이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미국 현지시간 16일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주석과 논의할 문제에 분명히 포함될 것이라고 전했다.
16일 홍콩 시민들이 캐리 람 행정장관의 사퇴와 범죄인 인도 법안 완전 철폐를 요구하는 시위에 참석했다. 209.06.16. [사진= 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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