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미국 국방부가 최근 보고서에서 대만을 '국가'로 지칭, '하나의 중국' 원칙을 깼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국방부는 지난 1일 공개한 55쪽 분량의 '인도-태평양 전략 보고서'에서 싱가포르, 대만, 뉴질랜드, 몽골을 언급하고, "4개 국가 모두는 미국의 전 세계 임무에 기여하고 있으며, 자유롭고 개방적인 국제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조치를 적극적으로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보고서는 4개국에 대해 "신뢰할 수 있고 유능하며 당연한 파트너(natural partner)"라고 했다. 이와 관련, 국방부는 논평 요구에 응답하지 않았으나, 한 고위 미국 국방 관리는 이날 대만은 중국으로부터 점점 더 위협받고 있다고 말했다고 매체는 보도했다.
대만을 국가로 언급한 트럼프 행정부의 이같은 움직임은 최근 중국을 겨냥한 미국의 도발적 움직임 가운데 가장 최근의 것으로, 주목할 만한 것이라고 SCMP는 설명했다. 분석가들은 과거 미국은 이렇게 잘 편집된 보고서에서 대만을 국가로 칭하기 보다, 관리들의 입을 통해 국가로 언급한 경우는 있었다고 했다.
미국는 1979년 중국과 수교를 맺으면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하고 대만과 단교했다. 하나의 중국 원칙은 대만을 비롯, 홍콩과 마카오 등은 모두 중국의 일부이자 하나로서 나눠질 수 없는 것을 뜻한다. 국제 사회가 본토 중국, 즉 '중화인민공화국'만을 유일한 합법적인 정부로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 정부는 중국과 수교 이후 대만과 중국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데 있어 이른바 '전략적 모호성'이라는 입장을 취했다. 미국은 1979년 '대만관계법'에 따라 대만에 상업·문화·군사적 지원을 계속하기로 했음에도 대만을 국가로 부르는 일은 피해왔다.
미국은 최근 중국과 무역갈등이 심화하자 대만을 압박 카드로 쓰는 모습을 자주 보이고 있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국방부가 대만에 20억달러 규모의 무기를 판매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사진= 미국 국방부 '인도-태평양 전략 보고서' 표지] |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