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국제유가가 5일(현지시간) 급락했다. 미국의 원유 재고가 예상을 깨고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투자자들은 원유 수요 증가세 둔화를 우려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80달러(3.4%) 내린 51.68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8월물은 1.34달러(2.2%) 하락한 60.63달러를 기록했다. 장중 브렌트 가격은 4% 넘게 급락하며 지난 1월 15일 이후 최저치까지 밀렸다.
이날 유가는 미국이 벌이고 있는 무역 분쟁과 원유 수요 둔화 조짐에 주목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미국의 원유 재고가 680만 배럴 증가했다고 밝혔다. 휘발유 재고는 320만 배럴, 정제유 재고도 460만 배럴 각각 증가했다. 앞서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미국의 원유 재고가 84만9000배럴 줄어들 것으로 기대했다.
미국인들의 드라이빙 시즌을 맞아 휘발유와 원유 재고가 동반 증가세를 보인 점은 최근 원유 하방 압력이 커진 시장에 추가 구실을 줬다.
어게인 캐피털의 존 킬더프 파트너는 로이터통신에 “전반적인 재고 증가로 매우 약한 지표였다”면서 “정유사로부터 강한 원유 수요와 운전자들의 휘발유 수요에도 불구하고 재고가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ING은행은 “재고 증가가 현재 시장 여건의 분위기를 돕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코메르츠방크는 “어제 주식시장 오름세에서 상승 흐름은 미국의 원유와 상품 재고가 예상 밖 증가세를 보이면서 멈췄다”고 분석했다.
최근 원유시장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으로 세계 경제 성장세가 둔화할 것이라는 우려 속에서 하락 압력을 받았다. 전날 유가는 6주 전 연고점에서 20% 후퇴해 약세장에 진입했다.
인포마 이코노믹스의 마셜 스티브스 에너지 시장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통신에 “우리는 유가가 더 내려가 지난 1월 저점의 몇몇 지지선을 테스트하는 것을 볼 수 있다”며 WTI 선물 가격이 배럴당 50달러 밑으로 떨어지면 유가의 추가 하락에 속도를 붙일 수 있는 프로그램 자동 매도를 촉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티브스 애널리스트는 “증가한 공급이 수요 증가 둔화와 맞물리면서 퍼펙트 스톰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WTI 선물.[차트=인베스팅닷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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