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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분석] 軍, 왜 北 이스칸데르 미사일을 늦게 탐지했나

기사입력 : 2019년05월14일 05:46

최종수정 : 2019년05월14일 05:46

北 발사 ‘이스칸데르 추정’ 미사일, 50km 저고도 비행
그린파인레이더, 저고도 이스칸데르 미사일 늦게 탐지
전문가 “탐지‧요격 불가…저고도 탐지레이더 보강해야”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북한이 지난 4일과 9일 이스칸데르 미사일로 추정되는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가운데, 군이 북한의 미사일을 발사 1분 후에야 파악한 것이 알려져 우리 군의 미사일 탐지 및 선제타격 능력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합참 관계자는 ‘우리 군이 북한의 9일 (미사일) 발사 1분 전에 인지를 했다는데 사실이냐’는 질문을 받고 “국회 보고 시 ‘지구 곡률(지구의 굽은 선이나 면의 굽은 정도)을 고려했을 때 북한에서 (발사체를) 발사했을 때 1분 이후에 우리가 포착할 수 있다’고 설명한 것을 그렇게 이해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4일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로 추정되는 신형 전술유도무기를 포함해 방사포 등 발사체 여러 발을 발사했다. 이스칸데르 미사일은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분류된다. [사진=노동신문]

앞서 이은재 자유한국당 의원(국회 정보위원회 간사)에 따르면 합참은 지난 9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백승주 한국당 의원(국방위 간사), 그리고 이 의원에게 미사일 관련 보고를 하는 과정에서 “군 당국은 미사일 발사 1분 전에 발사 사실을 알았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합참에게 ‘사전 징후가 없었느냐’고 질문했더니 ‘차량 같은 것을 봤고, 무엇인가 움직이는 것이 있었지만 발사는 1분 전에 알았다’고 했다”고 전했다.

합참의 보고 내용이 전해지자 우리 군의 북한의 미사일 탐지 및 공격 체계, 즉 킬 체인(Kill Chain‧공격형 방위시스템)에 대한 우려 섞인 지적이 이어졌다.

킬 체인은 한국이 북한의 핵위협에 대응해 KAMD(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와 더불어 2023년까지 구축하기로 한 한미연합 선제타격 체제로 ‘30분 안에 목표물을 탐지‧추격‧파괴한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때문에 ‘합참이 9일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을 불과 1분 전에 알았다’고 국회에 보고했다는 사실이 전해지자 킬 체인의 실효성에 대한 문제제기가 나온 것이다.

이에 대해 합참은 “1분 전에 안 것이 아니라 1분 이후 포착했다고 한 것”이라며 “지구 곡률로 인해 발사 후 일정 고도 이상이 됐을 때 우리가 포착할 수 있다는 의미로 설명을 드렸던 것인데 그렇게(1분 전에 파악했다고) 이해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북한은 지난 4일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로 추정되는 신형 전술유도무기를 포함해 방사포 등 발사체 여러 발을 발사했다. 이스칸데르 미사일은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분류된다. [사진=노동신문]

◆ 합참, 발사 원점 파악 시 20% 가까이 오류 범해…전문가 “MD 체계 우려돼”

합참의 해명이 있었지만, 논란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는 모양새다. 합참이 지난 9일 미사일이 발사된 위치를 잘못 파악했다가 수정한 점에 대해서는 군 당국이 적절한 해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합참은 지난 9일 오후 북한의 발사체 발사 사실을 알리며 발사 위치가 ‘평안북도 신오리’라고 했다.

신오리는 노동미사일 운용 기지가 있는 곳이다. 이곳에는 사거리가 1000~1300km에 이르는 중거리 탄도미사일인 ‘노동1호’ 등이 배치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로 인해 ‘북한이 이날 발사한 미사일이 단거리 미사일이 아닌 노동미사일이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왔었다.

하지만 합참은 최초 발표 약 3시간 후 발사체를 ‘단거리 미사일’로 구체화하는 동시에 발사 위치가 ‘평안북도 신오리’가 아닌 ‘평안북도 구성 지역’이라고 정정했다.

국방부와 합참은 13일 국방부 브리핑에서 “보다 신속히 발표하기 위한 과정에서 발생한 일”이라며 “이후에 정보를 구체화했고 혼선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구성 지역은 신오리로부터 약 60km 떨어져 있는 곳이다. 즉 군이 9일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 위치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60km의 오차가 있었다는 이야기다.

때문에 ‘타격 원점 파악에서부터 이렇게 큰 오차가 있는데 요격은 불가능하다’는 비판까지 나온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군이) 거의 10~20% 오차를 냈다”며 “과연 우리나라의 MD(Missile Defense) 체계가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북한은 지난 4일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로 추정되는 신형 전술유도무기를 포함해 방사포 등 발사체 여러 발을 발사했다. 이스칸데르 미사일은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분류된다. [사진=노동신문]

◆ ‘지구곡률 무관’ 공군의 피스아이 레이더도 역할 못해
    군 관계자 “피스아이, 본래 비행기 항적 탐지용…미사일 탐지는 부차적 임무”

정찰자산의 정찰 능력에 대한 비판도 나오고 있다. 합참이 지구 곡률을 이유로 ‘발사 1분 뒤에야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파악할 수 있다’고 했지만 지구 곡률과 관계없는 정찰 자산도 있는데 이것이 제 기능을 못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군은 공중조기경보통제기(피스아이) 레이더를 운용 중이다. 공군이 지난 2011~2012년 4대를 도입, 경남 김해에서 운용하고 있다.

군의 정찰 자산은 이지스구축함 스파이(SPY-1D) 레이더와 탄도탄조기경보(그린파인) 레이더, 그리고 공중조기경보통제기(피스아이) 레이더, 이렇게 크게 세 가지가 있다.

이 중 스파이 레이더와 그린파인 레이더는 육지나 해상에서 탐지를 하기 때문에 지구가 둥글다는 특성을 고려하면 북한에서 미사일을 쏠 경우 일정 시간이 지나야 탐지할 수 있다.

반면 피스아이 레이더는 공중에 떠 있기 때문에 지구곡률과 상관없이 미사일을 탐지할 수 있다. 이런 이유에서 ‘이번에 우리 군이 북한의 미사일을 즉시 파악하지 못한 것은 피스아이 레이더가 제 역할을 못 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북한은 지난 4일 원산 호도반도 일대에서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로 추정되는 신형 전술유도무기를 포함해 방사포 등 발사체 여러 발을 발사했다. 이스칸데르 미사일은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분류된다. [사진=노동신문]

이와 관련, 군의 한 관계자는 “과거에 북한이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했을 때 다른 레이더보다 피스아이가 먼저 포착한 적은 있다”면서도 “원래 피스아이는 우리 전투기들의 항적을 포착해 지휘‧통제하는 것을 제1임무로 하고 있고 미사일을 탐지하는 것은 그 다음 부차적인 임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항적을 포착하는 기능을 하니까 합참에서 ‘미사일 징후가 있으니 미리 감시를 해 보라’는 명령이 내려지면 그런 기능(미사일 탐지)을 할 수 있지만 원래 비행기의 항적을 지휘‧통제하기 위한 레이더이기 때문에 비행기보다 훨씬 빠른 미사일을 탐지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미사일 탐지 목적으로 들여온 정찰자산은 그린파인 레이더”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결국 이번 사례를 통해 현재 우리나라의 정찰자산으로는 이스칸데르 미사일로 추정되는 북한 미사일을 즉시 탐지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우려했다.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은 “지난 4일과 9일 모두 우리 군이 북한의 미사일 동향을 다소 늦게 파악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적절한 정보수단과 탐지수단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 실장은 이어 “지난 2017년 발사된 화성-15형 ICBM(2000km 이상 고도로 비행)도 그렇고 보통 미사일은 고도가 100km 이상이고 그러면 그린파인 레이더나 스파이 레이더로 바로 잡아낼 수 있지만 이번에는 고도가 50km밖에 안 올라가고 바로 떨어져서 수평 비행을 했기 때문에 늦게 탐지하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5일 '경애하는 최고령도자 김정은동지께서 조선동해해상에서 진행된 전연 및 동부전선방어부대들의 화력타격훈련을 지도하시였다'고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전문가들은 또 이스칸데르 미사일을 적기에 탐지하기 위해서는 저고도탐지레이더를 보강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우리나라는 박근혜 정부 당시 북한의 소형 무인기 등에 대비하기 위해 저고도탐지레이더를 들여온 바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에 따르면 제대로 운용되고 있지 않고 기능도 미흡해 이스칸데르 미사일 탐지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잇따른다.

신인균 대표는 “그린파인 레이더는 이스라엘에서 들여온 아주 신뢰성 있는 요격추적레이더인데 그런 그린파인 레이더조차 늦게 파악했다는 것은 그만큼 이스칸데르 미사일의 성능이 뛰어나다는 의미”라고 진단했다.

신 대표는 이어 “그렇기 때문에 군이 발사 원점 파악이 어려웠다는 것을 아주 이해하지 못할 것은 아니지만 한편으로는 발사 원점 파악이 안 되면 요격은 어렵다고 봐야하는 것이니 그 부분이 우려가 된다”고 덧붙였다.

suyoung071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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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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