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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주택 공급, 주거지역은 줄이고 상업지역은 늘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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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서울시 도시계획 정책방향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주택을 지어야하는 도시계획상 주거지역은 도시재생을 이유로 재정비사업을 규제하고 스카이라인 보호를 위해 층수도 억제하고 있다. 반면 업무·상업시설이 들어서야할 상업지역에는 임대주택 공급을 목적으로 주택을 늘리는 상황이다.

교통이 편리한 상업지역에 임대주택이 들어서면 거주자도 편리하고 도심공동화(空洞化) 현상을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주거환경의 보호라는 측면에서 봤을 땐 거꾸로가는 행정이란 지적이다.

6일 부동산시장 전문가들과 건설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발표된 상업·준주거지역 용적률 완화를 골자로 하는 서울시 '도시계획 조례' 개정안에 대해 기대와 함께 우려도 커지고 있는 상태다.

김진수 건국대 교수는 "상업지역은 직장이 밀집되거나 고도 상업시설 유치를 위해 있는 것으로 쾌적한 주거환경이 제공되는 곳이 아니다"며 "임대주택, 청년주택 공급 확대를 위한다는 이유로 상업지역에서 주택재고 확대를 꾀할 때 발생하는 문제점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가 상업지역내 주택공급을 확대할 방침이다. [사진=뉴스핌 DB]

서울시는 지난 2일 도시계획조례 개정안에 대한 주민공람을 실시했다. 개정안은 입지가 우수한 도심에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 상업‧준주거지역의 용적률을 완화했다.

도심 상업지역 주상복합건물(주거복합건축물)의 비주거 의무비율을 20~30%에서 3년간 한시적으로 20% 이상으로 일괄 적용하고 임대주택을 추가로 확보할 경우 주거용적률을 400%에서 500~600%로 차등 상향한다. 준주거지역 또한 임대주택 추가 확보시 지구단위계획구역에서 계획된 용적률계획과는 별도로 최대 100%p까지 완화한다.

이번 도시계획조례 개정안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방선거 당시 공약으로 내걸었던 8만가구 임대주택 공급을 위해 도심부 땅을 활용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상업업무사회문화시설 등의 집적을 도모할 필요가 있을 때 지정되는 상업지역의 본래 기능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 이와 함께 상업지역은 상시 거주자에 대한 배려가 없다. 주상복합아파트가 들어서 상주자가 발생한다해도 이들 주민을 배려한 주거환경은 조성되지 않는다는 것.

부동산 전문가들은 아파트가 밀집된 주거지역에서는 초등학교에 등교할 때 큰 길을 건너는 지 여부가 주택 선택의 요인이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유흥시설 등이 대거 밀집해 있어 주거 여건이 떨어진다.

실제 한진그룹이 서울의 중심상업지역의 하나인 광화문 건너편 북촌주변 송현동에 지으려던 한옥호텔이 끝내 무산된 것도 학교 주변에 ‘유해시설’을 지을 수 없다는 여론 때문이었다.

구조적인 문제도 있다. 업무용 빌딩에 주거시설을 함께 지어야해서다. 이렇게 되면 주거동과 업무동을 분리하는 방식이 아니면 난방이나 욕실과 같은 시설을 짓기가 어렵다. 또 업무용 빌딩은 주차장도 주택보다 기준이 낮다. 한마디로 공간을 제외하곤 주거에 적합한 곳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도심에 짓는 주상복합이 고급화를 지향하는 이유는 그렇지 않으면 주거여건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라며 “임대주택을 짓는 조건으로 상업지역내 주거복합시설을 고밀화하면 주거환경은 더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서울시가 도심내 임대주택공급 확대에 주력하는 이유는 박근혜 정부시설 정부차원에서 추진한 행복주택 사업이 별다른 효과를 얻지 못한 것의 ‘반면교사’로 꼽힌다. 당시 정부는 지하철 역주변에 소규모 임대주택인 행복주택을 지으려고 했지만 주민들과 당시 야당인 서울시 구청장들의 반발을 받았다.

결국 행복주택은 도심에 근접한 곳에 짓는다는 애초 목표와 달리 수도권 공공택지에 대거 공급돼 있는 상태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개별적인 임대주택 공급방식으로 전환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와 반대로 집을 지어야하는 주거지역 개발에서는 서울시는 사실상 상업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노후 주거지역의 갱생을 위해 주택과는 별 상관없는 중심시설이나 창업공간을 짓고 있는 것. 이와 함께 대규모 임대주택을 확보할 수 있는 재정비사업에 대해서도 시장 직권해제를 무기로 주민 의지와 상관없이 사업을 중단시키고 있으며 사업 추진을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한 부동산시장 전문가는 “도심에 주택을 짓는 것보다 도심과 멀지 않은 서울시내 재정비구역에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것이 도시계획 차원에서도 더 양호한 방향”이라며 “최근 정부가 내놓은 임대주택 30% 공급제도를 활용해 재정비사업을 활성화시키는 게 임대주택 재고 확보에도 더 나은 정책일 것”이라고 말했다.

 

dong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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