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여름 협상타결 위해 中이 제시한 낮은 수위의 약속 수용 분위기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의 신속한 무역 합의 도출을 위해 사이버 해킹 등에 관한 핵심 요구 사항을 포기하기로 했다고 30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이날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베이징에서 중국과의 무역 협상을 재개했으며, 양국은 다음 주까지 협상 타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좌)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 가운데 베이징에서의 협상 상황을 전해 들은 관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당초 ‘중국 정부가 시행하고 후원하며 관용했던 미국 상업 네트워크로의 사이버 해킹’이라 명시한 부문에 대해 중국 정부가 제시한 한 층 수위가 낮아진 대응책을 수용할 분위기라고 전했다.
한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합의를 원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협상에서 (미국이) 쟁점이 되는 이슈 중 상당 부분을 포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체는 미국 무역 기밀에 대한 중국의 도용을 막을만한 강력한 조항이 빠질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이번 무역 협상에서 중요한 이슈인 중국의 ‘구조 개혁’ 부분과 관련해 제한적 진전만을 만들 것이란 비난이 거세질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관계자들은 사이버 해킹에 관한 미국 측 주장이 억측이며, 중국은 지난 2015년 9월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서명한 내용을 준수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시 양국 정부는 지식재산권 온라인 도용에 참여하거나 이를 의도적으로 지원하지 않기로 약속했다.
다만 미국 측 관계자는 (사이버 해킹에 관한) 강제 이행 기준에 대해 중국이 2015년 합의 내용을 벗어나는 어떤 약속도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중국은 기존 미국 측 불만을 그냥 무시하려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양측은 지난해 부과한 대규모 관세를 놓고 실랑이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는데,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은 중국의 무역 협상 합의 사항 이행을 강제하기 위해 일부 관세의 유지를 원하고 있지만, 중국은 정치 및 경제적 이유로 지난해 부과한 관세를 해제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베이징 협의가 마무리되면 다음 주에는 류허(劉鶴) 중국 국무원 총리가 이끄는 중국 측 협상 대표단이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며, 양국은 다음 주 협상 타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