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담회 시작 전 애로‧건의 사항, 쪽지함으로 받아
[서울=뉴스핌] 전민준 기자 = “저랑 대화할 때는 자켓을 벗고 편하게 얘기 하세요. 저는 답답한 건 딱 질색입니다. 얘기 꺼내기 부담스러울 수 있으니 하고 싶은 말은 미리 ‘쪽지함’에 넣어주세요.”
예병태 쌍용차 사장은 지난 9일 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공장에서 열린 임직원과 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대표이사 사장 취임 전 과묵한 이미지와 달리 털털한 예 사장의 모습은 좌중의 미소를 자아냈다.
예병태 쌍용자동차 사장이 지난 9일 평택공장에서 생산직 임직원과 간담회를 열었다.[사진=쌍용차] |
이날 행사는 사전 각본 없이 진행됐다. 즉석에서 질문을 받고 예 사장이 답하는 형식이었다. 또, 직원들이 함에 넣은 쪽지도 모두 읽고 일일이 대답했다. 예 사장은 “앞으로 이런 자리를 자주 가질 계획 인가요”라고 한 직원이 질문하자 “임직원들의 고민과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자리를 계속해서 가질 것이다”고 단언했다.
예병태 쌍용차 신임 대표이사 사장이 스킨십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쌍용차 관계자는 “월 1회 고정적으로 하는 것은 아직 확정된 바 없다”고 했지만, 쌍용차 대내외 관계자들은 이전 대표이사 사장보다 당분간 현장 경영 활동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예 사장은 현장 경영을 통해 원가절감‧생산성 향상 방안을 강구하는 한편, 재무구조 개선‧투자 등 리더십이 필요한 부분에서는 과감한 승부수를 띄울 것으로 보인다.
29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예 사장은 조만간 생산직 대리‧사원급 직원들과 서비스 부문 팀장급 이상 임직원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연다. 쌍용차 관계자는 “(예 사장이) 현장 목소리를 듣고 실무에 반영하려는 모습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예 신임사장은 물리적인 거리로 인해 CEO 간담회 기회가 흔치 않은 창원공장 직원들을 오는 5월 만날 예정이다. 또, 올해 신규입사자들과도 직접 만나 허심탄회한 질의응답 시간을 가지고 회사의 생존과 발전을 위한 방안들을 함께 모색해나갈 계획이다.
현장 지도자들의 역할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예 사장은 취임 후 처음 열렸던 팀장과 간담회 자리에서 적극적인 소통 자세를 당부하고 팀 지도자로서 자질과 책임의식, 회사와의 유대감 등을 강조한 바 있다 조직 내 다양한 구성원들이 겪고 있는 애로사항과 고민을 직접 청취하기 위해선 현장 지도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본 것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전임 대표이사 사장이 진행했던 현장감독자 대상 CEO 간담회, 매월 사무·연구직 직급별 CEO 간담회, 리더스 라운드 테이블 등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예 사장의 스킨십 경영과 관련해 “(사장이) 직접 발로 뛰니 더 열심히 해야 하고 앞으로 기대된다”고 쌍용차 한 직원은 전했다. 이와 관련 쌍용차 관계자는 “제대로 소통하는 조직이 제대로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