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개혁 정착지원단'에서 '상시감사' 정착 방안 논의
기업·감사인 소통 증대+분반기 감사 역할 강화 등 집중감사
[서울=뉴스핌] 김형락 기자 = 금융당국이 다음달 연중 '상시감사' 시스템 구축을 포함한 회계법인 감독방안을 내놓는다. 지난해 말 새로운 외감법(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시행으로 회계법인의 감사가 엄격해지며 기말 감사보고서에서 '비적정(한정·부적정·의견거절)' 감사의견이 집중되는 데 따른 시장 혼란을 줄이기 위해서다.
회계개혁 정착지원단 운영 계획 [자료=금융위원회] |
18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다음달 금융감독원과 함께 회계법인의 연중 '상시감사' 정착 등을 포함한 '회계감독 선진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연초 기말 감사보고서에서 '비적정' 감사의견 증가에 따른 시장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대책이다.
전날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회계개혁의 연착륙을 위한 관계기관 간담회'에서 "감사의견이 기업과 외부감사인 사이 충분한 커뮤니케이션을 거쳐 결정될 수 있도록 회계법인의 연중 '상시감사' 시스템을 구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위는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등과 함께 꾸린 '회계개혁 정착지원단'에서 '상시감사' 정착을 위한 논의를 진행해 회계법인에 대한 감독방안 구체화할 방침이다.
올해 기업과 투자자들 사이에선 외부감사인의 '비적정' 감사의견을 주주총회가 임박해서야 알 수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다. 금융당국도 기업과 외부감사인이 중요한 회계이슈를 미리 의사소통을 통해 해소하지 못하고 감사보고서 제출 직전 충분한 논의 없이 감사의견을 바꿔 기업과 투자자에게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22일 아시아나항공은 결산공시에서 ‘한정’ 감사의견을 받았지만, 4일 뒤 ‘적정’ 감사의견을 받았다. 아시아나항공은 충당금 추가 설정 문제로 '한정' 의견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작년 신 외감법 시행으로 회계법인의 감사가 보다 깐깐해지면서 비적정 감사의견을 받는 상장사의 수도 급격히 늘었다. 작년 결산 기준 비적정 감사의견을 받은 기업은 37곳으로 2017년에 비해 약 68% 증가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회계개혁의 연착륙을 위한 관계기관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04.17 kilroy023@newspim.com |
김 부위원장은 "기업 내부감사기구와 외부감사인은 중요한 회계 이슈를 감사계획 단계부터 선별하고 분반기 검토 등을 통해 수시로 의견을 교환해 기말 감사부담을 완화해야 한다"며 "금감원, 공인회계사회는 상시감사가 시장에 새로운 관행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회계법인에 대한 감독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주문했다.
또 "내부감사기구와 외부감사인 사이 회계 이슈에 대한 커뮤니케이션 결과 중 투자자 보호를 위해 중요한 사항은 분반기 재무제표 주석이나 감사보고서 등을 통해 공시하는 방안도 검토해달라"고 당부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상시감사' 시스템 구축을 포함한 회계법인 감독방안은 금감원과 협의해야 할 내용"이라며 "회계개혁 정착지원단 논의를 거쳐 5월 중 감독방안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큰 방향은 중점항목 위주로 감사를 진행해 기업과 외부감사인의 소통 증대와 분반기 감사 역할 강화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감원이 감리할 때 계정과목에 대한 수치 입증자료를 확보했는지 위주로 보기 때문에 회계법인이 기업의 제무재표 숫자가 확정되는 연말에 감사를 시작하는 관행이 형성됐다"며 "기말에 감사 업무가 몰리니 외부감사인이 회사가 제출한 자료를 기업과 구체적으로 논의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금감원이 증거수집, 조회서 발송 등 절차를 준수했는지를 확인하는 시스템에서 감사계획 수립 때 정한 중점항목을 깊게 감사하도록 하는 방향으로 개선하겠다"고 설명했다.
금감원 관계자도 "회계법인이 감사계획 단계부터 미리 회사의 위험요소를 파악해 기말감사 부담을 줄이도록 하겠다"며 "분반기 감사에도 시간을 투입해 회계 이슈를 회사와 공유하고, 회계 이슈를 해소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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