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이슈에 두 배 넘게 상승…단기 급등 따른 조정
아시아나항공 인수 수혜 기대에 관련 기업 주가 '들썩'
"실적 불확실성 여전…과도한 주가 변동 경계해야"
[서울=뉴스핌] 정경환 기자 = 매각 기대감에 급등세를 이어가던 아시아나항공이 8거래일 만에 하락 반전했다. 매각 이슈가 여전히 유효하기에 단기적으로 주가 상승 가능성은 높으나, 펀더멘탈 우려 또한 지속되는 만큼 투자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전날 대비 1330원, 15.74% 떨어진 712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 5일 이후 8거래일 만의 하락으로, 그간 급등한 데 따른 조정을 겪는 모습이다.
앞서 아시아나항공은 경영 정상화를 위해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이 지난 9일 계열사 매각 등을 포함한 자구계획을 내놓으면서 16일까지 주가가 130% 넘게 폭등했다. 특히, 아시아나항공 매각 기대감이 확산되던 지난 11일부터는 15일 상한가를 포함, 4거래일간 121% 올랐다.
아시아나항공 A350 항공기 [사진=아시아나항공] |
아시아나항공 매각에 따른 수혜가 기대되는 기업들의 주가도 덩달아 뛰었다.
당장 같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지주사격인 금호산업은 그룹 차원의 자구계획 제출 소식이 전해진 이달 10일부터 16일까지 65% 상승했다. 같은 기간 금호산업우는 11일부터 16일까지 4거래일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오르는 등 총 189% 뛰며 훨훨 날았다.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 에어부산과 아시아나IDT도 각각 76%, 96% 올랐다.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가능성이 있다고 알려진 기업들의 주가도 마찬가지다. 특히, 우선주가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았는데 SK네트웍스우, 한화우, 롯데지주우, CJ씨푸드1우, 호텔신라우 등이 지난 10일부터 16일까지 각각 69%, 75%, 37%, 61%, 15% 상승했다. 이 중 SK네트웍스우와 한화우 그리고 CJ씨푸드1우는 이날도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 외에도 한익스프레스는 최대주주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누나라는 소식에 지난 15일과 16일 두 번의 상한가를 포함, 전날까지 5거래일간 61% 올랐다. 한화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경우, 물류 수혜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금호아시아나그룹이 호남기업이라는 점에서 호반건설이 인수 후보로 거론되면서 세기상사 주가가 28% 상승했다. 세기상사가 호반건설과 사돈지간이란 소식이 알려진 때문이다. 케이프는 아시아나항공 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난 15일 20% 가량 급등하기도 했다.
다만, 이들 기업들 역시 이날에는 아시아나항공과 함께 주가가 약세를 보였다.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 매물 등의 영향이 커 보인다.
이날 금호산업이 8.39% 내린 것을 비롯해 금호산업우 9.42%, 아시아나IDT 14.78% 각각 하락했다. 에어부산은 전날 11.69% 내린 데 이어 이날 6.37% 더 떨어졌다. 롯데지주우도 5.36% 하락했고, 한익스프레스와 세기상사는 각각 14.97%, 3.56% 빠졌다.
이한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매각 시 분명히 프리미엄이 존재하지만, 현 시점에서 인수가액 예상이 어렵다"며 "해외 인수합병(M&A) 선례를 볼 때에도 인수 밸류에이션이 제각각이며, 향후 인수전 분위기에 따라 많게는 수조원 차이도 발생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올해 실적 추정치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예상치 못한 인수전 전개와 유상증자가 전망됨에 따라 투자의견은 지속 보류한다"며 "매각 이후 계획도 비탄력적이므로 경쟁사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하며, 이와 관련한 과도한 주가 변동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아시아나항공 주가 급등과 동시에 공매도도 크게 늘고 있다. 지난 10일 약 1만3000주에 불과하던 공매도가 그 이튿날 11일에 48만5000주로 급증한 데 이어 16일에는 105만4000주까지 늘었다. 지난 16일 기준 대차잔고는 624만9000주 가량이다.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