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홈페이지에 증인 명단 공개…불출석 사유 안 밝히면 ‘구인’
MB석방 후 법정 대면 1호 증인은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핵심 증인들의 불출석으로 공전을 거듭했던 이명박(78) 전 대통령의 항소심 재판부가 결국 증인 명단과 일정을 법원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재판부는 이들이 추후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하지 않을 시 구인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울고등법원 형사합의1부(정준영 부장판사)는 8일 서울고법 인터넷 홈페이지(http://slgodung.scourt.go.kr)에 ‘핵심 증인’으로 거론됐던 이학수 전 삼성전자 부회장과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회장, 김성우 전 다스 사장과 권승호 전 다스 전무의 이름과 증인신문 일정을 게재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이명박 전 대통령(가운데)이 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구치소를 나오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신청한 보석은 거주와 통신을 엄격히 제한하는 조건부로 허가되었다. 2019.03.06 pangbin@newspim.com |
앞서 재판부는 당초 이들에게 여러 차례 증인 소환장을 보냈으나 번번이 ‘폐문부재(閉門不在·거주지 문이 닫혀있어 전달하지 못함)’로 송달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이 전 대통령의 항소심은 몇 차례 공전을 거듭했다.
현행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재판부는 증인에게 전화, 전자우편 등 상당한 방법으로 증인소환장을 송달할 수 있고, 이들이 정당한 사유 없이 증인 소환에 응하지 않으면 구인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2월 법원 정기 인사로 인해 새로 꾸려진 항소심 재판부는 지난 6일 열린 이 전 대통령의 공판에서 “본 사건이 전직 대통령에 대한 재판으로서의 중요성과 인지도를 고려할 때 증인소환장이 송달되지 않은 증인들에 대해 홈페이지에 이름과 일정을 공개하고, 그럼에도 출석하지 않으면 정당한 사유 없이 소환에 응하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재판부가 직권으로 증인 구인 영장을 발부하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폐문부재로 인한 증인 소환장 송달 실패는 이 전 대통령의 항소심 초반부터 쟁점이 됐다. 이 전 대통령 측은 이들이 고의로 출석을 거부하고 있다며 재판부에 구인영장을 발부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종전 재판부는 폐문부재를 소환 불응으로 볼 것인지, 단순한 부재로 볼 것인지에 대해서 해석이 갈린다는 이유 등으로 따로 영장을 발부하지는 않았다.
재판부는 오는 13일 오후 2시5분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증인으로 불러 신문하고, 김백준 전 기획관에 대해서는 22일 오후 2시5분에 증인신문을 진행할 계획이다. 또 이학수 전 삼성전자 부회장은 27일 오후 2시5분, 이틀 뒤인 29일 오후에는 김성우 전 사장과 권승호 전 전무에 대해서 각각 증인신문을 이어간다.
한편 지난 6일 조건부 보석 석방된 이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이날 재판부에 가사도우미·운전기사·경호원 등 14명의 추가 접견 요청 명단 등 보석조건 변경허가서를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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