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아파트 입주물량 많아..송파·강동·다산 영향"
"강남구, 올해 이어 내년에도 전셋값 하락 전망"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부동산 전문가들은 아파트 전셋값 하락이 연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부동산경기 위축으로 올해 집값이 추가 하락할 여지가 있고 입주물량도 예년에 비해 많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 강남구는 내년에도 신규로 입주하는 단지가 많아 내년 하반기에 전셋값 하락이 또 한 차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됐다.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급매물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여있다. [사진=최상수 사진기자] |
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부동산 전문가들은 올해 아파트 입주물량이 많아 전세값 하락세가 연내 유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올해 하반기까지 신규 입주물량이 38만가구"라며 "지난 2017년 38만가구, 작년 44만가구에 이어 3년간 120만가구 규모의 물량이 공급된다"고 말했다.
그는 "전국적으로 전세 보증금을 비롯한 임대료가 조정되거나 안정되는 상황이 연내 지속될 것"이라며 "특히 주택공급이 쏠린 일부 지역에서는 전세값이 더 크게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 전체로는 전세가격이 (지방만큼) 큰 폭 조정을 받지 않겠지만 보합이나 가격이 안정되는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이 올해에도 여전히 많아 전세가격이 약보합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며 "서울도 올해 아파트 입주물량이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만큼 전세가격이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거래급감에 따른 이사수요 감소도 전셋값 하락을 유발하는 원인"이라며 "향후 거래량 추이도 (전세가격 동향에)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동현 KEB하나은행 부동산자문센터장은 "지역별로 입주물량이 쏟아지는 서울 송파구, 강동구, 경기 다산신도시, 파주에서는 모두 전세가격이 충격을 받을 것"이라며 "지방에서도 부산처럼 공급이 많았던 일부 지역은 대부분 전세가격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는 신규 입주계획이 있어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전세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서울 강남구는 오는 4월 27일까지 래미안 블레스티지 입주가 진행될 것이며 오는 8월에는 개포동 디에이치 아너힐즈 1320가구 입주가 시작된다"며 "오는 6월 전후로 전세가격 하락폭이 주춤해졌다가 오는 8월 이후 다시 1~2개월 가량 전세값이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내년 상반기에는 신규 입주계획이 없어서 전셋값이 다시 반등하겠지만 내년 하반기에 2296가구 규모의 개포동 래미안 강남포레스트가 입주할 예정"이라며 "내년 하반기에 또 한 차례 전셋값 하락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입주물량이 소화되고 전세계약 갱신이 이뤄지는 시점이 되면 전세값이 다시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지금의 전셋값 하락은 입주물량이 집중된 데 따른 일시적 현상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완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동현 센터장은 "지금 전셋값 하락은 매매가격 하락과 입주물량 증가가 동시에 겹쳐서 발생하는 현상"이라며 "두 요인 중 하나만 개선된다면 전세가격이 지금처럼 떨어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전세물량이 다 소화되고 나면 전세가격은 결국 바닥을 찍고 반등하게 돼 있다"며 "내년쯤 신규물량이 소화되고 이르면 2년 후 전세계약이 갱신되는 시점이 되면 전셋값이 지금보다 올라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지역경기가 침체된 창원, 거제와 같은 도시들도 전세가격이 바닥 수준으로 떨어졌기 때문에 더 내려갈 여지가 많지 않을 것"이라며 "이들 지역에서 몇년간 전세공급이 안 이뤄진다면 향후 전셋값이 다시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