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현대차·현대모비스에 7조 배당 요구
경영진은 거부... 내달 주총서 표대결 불가피
“일반주주 결집 여부에 성패 갈릴 것” 전망
[서울=뉴스핌] 김민수 기자 =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현대차그룹에 7조원대의 배당을 제시한 가운데 현 경영진과의 주주가치 제고 경쟁이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사진=현대차] |
27일 재계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다음 달 정기주주총회 소집을 공고하면서 연말배당으로 각각 주당 3000원, 4000원을 제시했다.
이에 엘리엇은 현대차에 주당 2만1967원, 현대모비스에 주당 2만6399원의 배당을 요구했다. 엘리엇의 제안은 현 경영진이 제안한 배당 규모는 물론 전년도 배당(현대차 4000원·현대모비스 3500원)과도 큰 차이가 난다.
KB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현 경영진과 엘리엇 모두 주주가치 제고를 명분으로 주주를 설득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그룹 경영진과 엘리엇의 경쟁이 계속됨에 따라 현대차그룹의 주주환원정책은 계속 강화될 것”이라며 “현대모비스가 자기주식 매입 계획을 지난해 5월보다 크게 상향한 것이 대표적 사례”라고 했다.
이어 “이번 주총에서 제시한 배당이 주주환원정책의 전부가 아님을 밝힘과 동시에 엘리엇이 제안한 배당총액보다 더 큰 주주환원을 추진할 것임을 시사했다”며 “경영진과 외부주주가 주주가치 제고 방법을 두고 벌이는 경쟁은 결국 주가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엘리엇이 제안한 배당안이 관철되기 위해선 일반주주들의 결집이 반드시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 연구원은 “엘리엇이 보유한 현대차, 현대모비스 지분은 각각 3%, 2.6%에 불과하다”며 “엘리엇의 제안이 주총을 통과하려면 일반주주들의 강력한 의결권 결집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mkim0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