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베트남전 때 혈맹...베트남, 캄보디아 침공 후 관계 냉각"
"체제 유지·개혁 개방·美 관계개선 이뤄낸 베트남, 北의 롤모델"
[하노이·서울=뉴스핌] 노민호 조재완 기자 정윤영 수습기자 = 지난해 싱가포르에서 만나 적대관계 청산의 첫발을 내디딘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8개월 만에 베트남 하노이에서 대좌한다. 김 위원장은 26일 오전 8시 30분(한국시간 오전 10시 30분) 하노이에 입성, 역사적인 2차 북미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대미 협상전략 다듬기에 돌입한다.
현지에선 세기의 담판장으로 낙점된 베트남 하노이와 북한이 어떤 인연이 있는지 회자되고 있다.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지 베트남 하노이는 어떤 곳 [그래픽 = 뉴스핌] |
◆ 혈맹에서 배신...'애증의 관계' 베트남-북한
베트남전 때 북한의 물적·인적 지원을 계기로 양국은 우호적 관계를 유지해왔다. 당시 북한에서 파견된 87명의 미그기(MIG·러시아 주력 전투기) 조종사들이 미국 전투기들과 맞섰다. 이 과정에서 14명이 전사했고, 이들을 기리는 묘지는 하노이에 조성돼 현재까지 관리·유지되고 있다.
이번 세기의 담판을 앞두고 현장 사전 점검차 파견된 '김정은 집사'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 또한 숙소 및 경제지 시찰 도중 북한군 병사들의 추도비를 방문한 바 있다.
하지만 양국이 우호적인 관계만 유지했던 것은 아니다. 1978년 공산 통일을 이룬 베트남이 김일성 주석의 강력 반대에도 불구하고 캄보디아를 침공했다. 극력 만류에도 베트남이 침공을 강행하자 김일성 주석은 베트남을 의리 없는 국가라 비난했다.
김일성 주석이 평양에 시아누크 캄보디아 국왕의 거처를 마련해주면서 양국의 관계는 급속도로 냉각됐다. 이후 베트남과 북한은 혈맹국에서 냉각기를 반복하며 애증의 관계로 거듭났다.
[하노이=뉴스핌] 베트남 하노이에 위치한 호찌민 관저(주석궁)의 모습. |
◆ 김일성 주석 발자취 따르는 김정은 위원장
김일성 주석은 베트남에 두 차례 방문해 호찌민 주석과 정상회담을 한 바 있다. 김일성은 1958년 중국 베이징(北京), 우한(武漢)을 거쳐 광저우(廣州)에서 비행기 편으로 갈아 타 하노이에 도착했다.
지난 23일 노동신문은 이례적으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평양에서 베트남 랑선성 동당역까지 특별열차로 이동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김정은 위원장은 과거 김일성 주석의 발자취를 따라 밟는 셈이 된다.
베트남은 공산당 체제를 유지하면서 개혁개방과 미국과 관계 개선을 이뤄낸 김정은 위원장의 선망의 나라다. 김정은 위원장이 2차 북미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 역시 '제2의 베트남'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빠른 길도 마다하고 장장 60시간, 4500km에 달하는 거리를 육로로 가는 이유 역시 북한 인민들에게 과거 정상회담 기억을 상기시키고 싶은 이유로 풀이할 수 있다.
[하노이=뉴스핌] 베트남 하노이 시내 모습. |
Yoonge9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