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조사에 파견경찰부터 투입한 조은석..."수사 자신있는 부분"
"파견경찰 문제있다" 조사 거부한 尹...특검 "형사소송법 조치 검토"
[서울=뉴스핌] 김지나 김영은 고다연 = 윤석열 전 대통령이 28일 12·3 비상계엄 관련 수사를 맡는 내란 특검팀 소환 조사에 첫 출석하며 내란 특검팀과 윤 전 대통령 측이 치열한 수싸움을 펼치고 있다. 조은석 특검과 윤 전 대통령 검찰 '특수통' 출신이 활용할 수 있는 '법기술'을 최대한 동원해 맞서고 있는 모습이다.
◆ 내란 최고정점 尹부터 부른 내란 특검팀...첫 조사엔 '파견경찰' 투입
28일 내란 특검팀의 오전 조사에선 2024년 윤 전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 방해·직원남용 교사(비화폰 삭제지시) 혐의를 조사했고, 이 조사엔 관련 혐의를 수사해 온 파견 경찰을 투입했다. 조사 참여 인력은 박창환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장(총경)을 비롯해 최상진·이정필 중대범죄수사과 경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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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석 특검이 지휘하는 내란 특검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과 28일 오전 10시 14분부터 대면 소환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조은석 특검이 감사원 감사위원이던 지난 2023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에 증인으로 참여했던 모습. [사진=윤창빈 기자] |
이와 관련해 윤석열 전 대통령 측은 조사 시작을 파견 경찰이 맡은 데 반발하며 박창환 총경을 수사에서 배제하라고 요구했다. 윤 전 대통령은 언론 입장문을 통해 "공무집행을 가장한 불법행위로 고발된 경찰이 직접 조사하는 게 특검식 수사인가"라며 "특검 사무실에서 파견된 경찰이 수사를 주도하는 것에 어떤 민망함도 없는 것인가"라며 비판했다.
이창현 한국외대 로스쿨 교수는 내란 특검팀이 첫 조사에 경찰 파견 인력을 투입해 윤 전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 저지 지시 혐의부터 조사한 것에 대해 "경찰이 조사를 해 뒀기 때문에 수사에 자신이 있었던 부분일 수 있고, 내란 등 범죄보다 수사 난이도가 높지 않아서 자신이 더 있었을 수 있다"면서 "특검이 예비적인 수사가 이뤄져 있는 부분이어서 수사기법의 문제로 해석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또 내란 특검팀이 내란 사건 수사에 있어 내란 사건 정점인 윤 전 대통령부터 소환한 것에 대해 일반적인 수사 방식에서 벗어나 조은석 특검의 특유의 공격적인 수사 성향이 묻어난다는 해석도 있다.
차진아 고려대 로스쿨 교수는 "공범 수사를 먼저 하고 물증들도 압수수색 해서 확보한 뒤 정점 수사를 했을 때 수사가 제대로 될 수 있을 것이고,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증거를 보여주고 거부권을 무너뜨려 자백하는 것이 일반적인 수사 기법"이라며 "지금 특검은 가시적인 성과에 급급해 무리하게 수사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냔 비판이 있다"고 전했다.
◆"조사자 바꿔달라" 당당하게 요구하는 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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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이 28일 오전 12·3 비상계엄과 관련한 내란·외환 사건을 수사하는 조은석 특별검사팀의 소환조사에 참석하기 위해 특검사무실인 서울고등검찰청에 출석하고 있다. 이날 소환 조사에 윤 전 대통령 측에서는 김홍일·채명성·송진호 변호사가 동행했다. [공동취재] 2025.06.28 yym58@newspim.com |
내란 특검팀의 공격을 막으려는 윤 전 대통령 측 반격도 만만치 않다. 윤 전 대통령 대리인단은 오전 9시 55분께 윤 전 대통령이 서울고검에 출석한 직후 낸 입장문에서도 공개 소환을 고수한 특검팀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윤 전 대통령 대리인단은 "법령과 적법절차를 위반해 폭주하는 특검은 법 위의 존재인가? 특별검사도 검사일 뿐"이라며 "말장난과 존재하지 않는 사실로 전직 대통령을 소환해 조사하겠다는 것은 수사가 아니라 조작을 하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정치적 선동이자 여론몰이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윤 전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 가운데 다섯 번째로 검찰 포토라인에 섰지만 포토라인에서 국민들 앞에 사과했던 전직 대통령들과 다르게 아무 말 없이 청사로 입장했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윤 전 대통령이 특검 조사에 앞서 국민에 대한 사과 발언이 없었던 것에 대해 "사과하는 것은 어떤 게 잘못인지, 이런 부분을 기본적으로 인정하게 되는 것"이라며 "불리할 수 있는 행동을 하지 않고 사법적인 결정만 남기려고 할 것"이라고 해석했다.
또 내란 특검팀은 오전 10시 14분부터 1시간가량 윤 전 대통령을 상대로 체포 저지 혐의를 조사했고 점심 이후 오후 1시 30분부터 조사를 재개하려고 했지만, 대리인단은 박창환 총경이 신문을 진행하는 점을 문제 삼고 조사자 교체를 요구하며 조사를 거부했다. 이후 5시께 조사가 재개됐다.
이와 관련해 내란 특검 측은 "조사실에 입실하지 않는 것은 출석을 거부하는 것과 같다"면서 "윤 전 대통령이 조사실에 들어오지 않을 경우 형사소송법에 따른 조치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