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로이터=뉴스핌] 이홍규 기자 = 북한의 베테랑 외교관들이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진행되는 미국과의 협상에서 배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최고지도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망명과 스파이 행위로 이들을 불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은 지난 20일 서울발 기사에서 복수의 한국 관리와 전문가를 인용, 김 위원장이 오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2차 북미정상회담을 준비하면서 자신의 부친과 조부를 보좌했던 고외 위교관과 관리들을 숙청하고, 그 자리에 젊은 인사를 앉혔다고 전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북미정상회담 의제 실무협상 책임자가 최선희 외무성 부상에서 김혁철 전 스페인주재 북한대사로 교체된 것이다. 김혁철은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으로 2017년 스페인에서 추방된 바 있다. 김혁철은 김 위원장이 주재하는 최고 통치기구인 국무위원회에서 일해왔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현 직책은 국무위원회 대미 특별대표다. 최 부상은 지난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과 의제 협상을 주도한 바 있다.
한국 관리는 많은 외교관이 자본주의 국가에서의 경험 부족 등으로 무시당하는 상황이라며 "김혁철도 직업 외교관이지만, 그는 미국과의 협상에서 '선두 척후병(point man)'이 되는 (김 위원장의) 충성심 테스트를 통과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혁철의 나이는 40대 후반으로 추정된다. 이 관리에 따르면 김혁철의 승진은 2016년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공사의 망명과 최근 조성길 전 이탈리아주재 북한 대사대리의 실종 사건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의 기존 베테랑 외교관들에 대한 불신은 한성렬 전 외무성 미국담당 부상이 미국을 위해 스파이를 한 혐의로 숙청되면서 심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부상이 북한 관영 언론을 통해 마지막으로 언급된 시기는 작년 2월이다. 한 전 부상은 2013년 북한으로 돌아오기 전까지 이른바 '뉴욕 채널'을 담당했던 대미 외교통이다. 한 외교 소식통은 한 전 부상은 미국을 위해 스파이활동을 하고 자금을 착복한 혐의를 받아 지난해 숙청됐다고 말했다.
19일(현지시간) 베이징 서우두국제공항에 도착한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 특별대표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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