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애플 주가가 3일(현지시각) 장중 10% 폭락, 6년래 최대 폭으로 떨어지면서 월가의 투자 구루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가치투자의 대표격인 워렌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헤서웨이가 눈덩이 평가손실을 떠안았고, 애플에 베팅했던 헤지펀드 업체 역시 커다란 타격을 입었다.
중국 상하이(上海) 애플 매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지난해 시가총액 1조달러 신화를 세웠던 애플의 기업 가치는 구글 모기업인 알파벳과 넷플릭스 등 주요 IT 업체보다 밀려났다.
이날 업계에 따르면 애플 주가는 장중 14%에 달하는 폭락을 연출하며 143.98달러에 거래됐다.
중국 시장의 수요 부진을 근거로 매출액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데 따른 결과다.
지난해 1조1000억달러까지 치솟았던 애플의 시가총액은 4000억달러 이상 증발, 7000억달러 선으로 후퇴했다.
시가총액이 미국 간판급 IT 종목 아래로 떨어지면서 세계 최대 기업이라는 타이틀도 반납한 상황. 주가가 지난해 고점 대비 30% 이상 떨어진 데 따른 파장은 고스란히 월가의 큰손들을 강타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버핏이다. 이날 장 초반 애플 주가가 9% 하락한 시점을 기준으로 버크셔 해서웨이의 평가손실 규모는 38억달러를 넘어섰다. 주가가 이후 추가 하락한 만큼 손실 역시 불어난 셈이다.
버핏은 월가 애널리스트들이 소위 ‘피크 아이폰’을 앞세워 주가 전망치와 투자 의견을 깎아 내리는 사이 애플을 적극적으로 매입, 역발상 전략을 취했다.
이에 따라 버크셔 해서웨이의 포트폴리오에서 애플이 차지하는 비중은 21%까지 늘어났다. 애플 보유 주식 수는 2억5250만주로, 개별 종목들 가운데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애플 주식 매입이 시장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가운데 CNBC와 인터뷰를 가졌던 버핏은 “애플의 경영 철학과 경제적 효용을 높게 평가한다”며 “가능하다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싶다”며 강한 열의를 내비친 바 있다.
골드만 삭스를 포함한 월가의 IB들이 애플 매출액의 추가 하향 조정을 점치고 있어 버핏이 손실을 회복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헤지펀드 업계에서도 대규모 출혈이 발생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플 주가 폭락으로 인해 8개 헤지펀드가 떠안은 평가손실이 21억달러에 달했다.
특히 AQR이 약 7억5000만달러 가량의 손실을 봤고, 어다지 캐피탈(5억달러), 밀레니엄(3억달러), DE쇼우(3억달러)의 충격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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