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미국과 중국이 벌이고 있는 무역·기술 전쟁으로 기술업계 거물인 빌 게이츠가 추진하던 중국 원자력 프로젝트가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는 지난주 후반 게재한 에세이에서 자신이 공동 설립한 테라파워(TerraPower)의 중국에서의 핵에너지 프로젝트가 미국의 최근 대중국 정책 변화로 이제 추진될 것 같지 않다고 밝혔다.
테라파워는 3여년간 이 프로젝트 작업을 진행해왔다. 관계자들은 개발 중인 원자로의 파일럿을 운영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새 파트너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게이츠가 회장인 테라파워는 '진행파(traveling-wave) 원자로'를 개발해왔다. 이는 방사능 폐기물 등 저준위 우라늄을 연료로 사용해 원자로 안전을 향상시키고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WSJ은 회사 측 설명을 인용해 전했다.
테라파워는 지난 2015년 중국 국영 중국핵공업집단(CNNC)과 이 기술 개발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고, 2017년에는 중국 창저우시에 기술을 시험할 시범 원자로를 건설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미 에너지부가 작년 10월 원자력 관련 새 규정을 발표하면서 중국 프로젝트가 차질을 빚게 됐다. 에너지부는 중국과의 모든 원자력 계약을 금지하지는 않았으나, 원자력 기술이 군사적 혹은 미허가 목적으로 사용되지 않을 것이라는 높은 수준의 확신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당시 릭 페리 에너지장관은 공식적으로 수립된 미중간 민간 원자력 협력 과정 밖에서 중국이 원자력 기술을 획득하는 것에 대해 국가안보상의 우려를 제기했다.
WSJ은 이런 정책 변화는 미국의 핵심 기술 추구를 저지하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노력의 일환이며, 양국의 무역전쟁이 확대되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너지부는 테라파워에 중국 이외 다른 곳을 알아보라고 했으나 회사 측은 다른 파트너를 찾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비용이 만만치 않은 데다 다른 국가 기업과 파트너십을 체결할 때에도 미 정부와의 합의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사진= 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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