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중국 제조업 및 수출 중심지인 선전시(深圳市)의 최대 일용직 인력 시장에서 1년 전만 해도 손쉽게 일자리를 구하던 구직자들이 올해에는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한숨만 내쉬며 정부의 무역 정책에 분노를 터뜨리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한 구직자는 “미국 기업들에 수주하는 공장들뿐이어서 현재 공장 주문이 전혀 없다”고 말했고 또 다른 구직자는 “미국과 무역전쟁을 벌이는 바람에 국가 정책 때문에 우리가 죽어나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인력 시장의 상황은 미국과 중국이 관세전을 주고받기 시작한 지난 7월부터 급격히 악화됐다.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을 앞둔 시기에는 통상 고용시장 수급이 타이트해지지만, 올해에는 용역을 구하는 공장도 근로자들도 상황이 열악해졌다. 연배가 있는 근로자들은 일자리 구하기가 이처럼 힘들어진 것은 10년 만에 처음이라고 전했다. 여전히 용역을 구하는 공장들이 있지만 그나마 급여를 대폭 삭감했다.
정부의 금융시장 및 부동산시장 거품 억제 노력에 중국 경제성장은 무역전쟁이 본격화되기 전부터 둔화되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수개월 간 경제 상황은 더욱 급속도로 악화됐다. 지난 11월 소매판매는 15년 만에 최저 증가율을 기록했고 제조업생산은 근 3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투자은행 에버브라이트 선 훙카이의 베이징 지부 대표인 조나스 쇼트는 “광둥성(广东省)과 장쑤성(江蘇省)이 무역전쟁의 제1선에서 타격을 받고 있다”며 “지난 수개월 간 정부 관계자들의 연설에서 고용의 중요성이 점차 강조되고 있지만, 제조업 일용직 근로자의 경우 정부도 명확한 해결책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 11월 선전시가 포함된 광둥성 지방정부는 제조업 지표 발표를 중단해, 중국 제조업 상황이 대폭 악화된 것 아니냐는 추측을 불러일으켰다.
카이창 중국 런민대 교수는 “경제성장세 둔화가 고용시장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 여파는 내년에 더욱 심화돼, 선전시로부터 내륙으로까지 확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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