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CI 아태지수, 2011년 이후 최악의 한 해
기술주, 21% 빠지며 가장 부진
[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아시아 증시는 올해 초반에 기록적인 랠리와 거래규모를 기록하다 급반전하면서 결국 시가총액이 5조2000억달러(약 5790조2000억원) 증발한 채로 한 해를 마감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자산 간 급격한 변동성, 경제성장 둔화 우려, 미·중 무역전쟁, 미국 정국 혼란 등이 올해 아시아 증시를 뒤흔든 악재로 작용했다. MSCI 일본 제외 아시아태평양 지수는 1월 고점에서 22% 하락하며, 2011년 이후 최대 연간 내림폭을 기록했다.
우선 올해 아시아 증시는 2년여 만에 가장 혹독한 변동성을 겪었다. 앞을 예단할 수 없는 지정학적 이벤트와 미·중 무역전쟁 와중에 호재와 악재가 혼재된 헤드라인에 따라 시장이 출렁였다.
MSCI 일본 제외 아시아태평양지수 90일 변동성 추이 [자료=블룸버그 통신] |
또한 미국증시가 10년 간의 활황을 지속하는 동안 아시아 증시는 초반의 동력이 금방 무너졌다. MSCI 아태지수는 올해 고점에서 저점까지 격차가 24%까지 벌어졌으며, 일본·홍콩·중국 증시는 이보다도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다. 아시아 증시가 대부분 MSCI 신흥시장 지수에 편입돼 있는 탓에, 이 지수 또한 1월에서 24% 가량 떨어졌다.
올해 아시아 증시의 부진은 대부분 미·중 무역전쟁으로 세계 경제성장 전망이 어두워지고 아시아 공급망 와해 우려가 심화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특히 홍콩 증시가 큰 타격을 받아 5월 이후 시가총액이 70% 이상 증발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주가지수는 올해 초에 비해 25% 가량 떨어지며 시가총액이 2조4000억달러 증발했다.
올해 아시아 증시에서 주목할 만한 또 다른 특징은 아시아 기술주들이 FAANG(페이스북·아마존·애플·넷플릭스·구글 등 미국의 5대 대형 기술주)을 따라 동반 하락하면서 FAANG보다도 훨씬 급격하게 떨어진 것이다. 올해 하반기 FAANG이 30% 가량 하락하는 동안, 중국 텐센트는 47% 떨어졌다. 아시아 반도체 및 하드웨어 산업은 스마트폰 수요가 포화 상태에 달해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MSCI 일본 제외 아시아태평양지수(흰색), 홍콩 항셍지수(파란색), 일본 토픽스 지수(보라색), 중국 상하이종합주가지수(빨간색) 추이 [자료=블룸버그 통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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